“사과 바라시니” 秋 사과에… 野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부천 공장 화재]

‘소방 재정 빨대’ 발언 후폭풍

김민석 등 당 지도부 잇달아 사과
李, 빈소 찾아 옥조근정훈장 추서
秋도 조문 뒤 “폄훼할 의도 없어”
당원·지지자, 秋 징계 요구도 나와

장동혁, 秋 향해 “등 떠밀려 사과
12억대 관사 秋가 진짜 재정 빨대”
野 지도부도 조문… “희생 새길 것”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파장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당을 대신해 사과하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등 여권 수뇌부가 수습에 나섰다. 추 지사가 뒤늦게 직접 사과했지만 당원·지지자 사이에서 징계 요구까지 나왔고, 당내에서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사과 방식까지 문제 삼아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천 도장공장 화재 사망 소방관의 조문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지도부는 추 지사의 직접 사과에 앞서 당 차원의 사과부터 내놨다. 이용우 대변인이 16일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힌 데 이어 이주희 원내대변인도 재차 사과했다. 김 대표는 17일 고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하자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추 지사에게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합당한 예우를 다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책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도 같은 날 김 소방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영정 앞에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방명록에는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김 소방위의 딸이 7살이라는 말을 듣고 한동안 침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도 “고인과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참으로 아프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李 “희생 영원히 기억” 애도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화재 진압에 나섰다가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빈소에서 무릎을 꿇고 분향한 뒤 고인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추 지사는 김 소방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한 뒤 국정감사 발언은 표현상의 실수였고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별도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은 추 지사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재정 부담을 설명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정성호 의원은 추 지사의 빈소 사과 직후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는 뜻의 “구화지문 설참신도”를 인용하며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秋에 등 돌린 동료 소방관 추미애 경기도지사(왼쪽)가 16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인쇄공장 화재 현장을 찾은 가운데 동료의 심정지 소식을 들은 소방관이 고개를 숙인 채 울음을 참고 있다. 부천=뉴시스

당내에서는 추 지사 책임론이 번졌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추 지사 비상징계 연대청원서’가 온라인에 공유됐다. 청원인들은 ‘재정 빨대’ 발언과 복지예산 삭감, 관사·관용차,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사 관련 비판 등을 징계 사유로 들며 중앙당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추 지사가 빈소와 SNS로 두 차례 사과한 만큼 “이 문제는 이렇게 매듭짓고 중요한 것은 소방 재정”이라며 향후 조치에 말을 아꼈다. 그러나 추 지사 사과를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민주당 서영석 경기도당위원장은 이날 김 대표 조문에 앞서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경기도당위원장으로서, 경기도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추 지사께도 요청드린다.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유가족, 도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김 소방위 빈소를 방문해 “이번 과정에서 민주당 대표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이런 시련을 당하신 데 (제가) 국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죄인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사과 표현을 고리로 사퇴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18일 SNS에서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을 겨냥해 “닷새 만에 등 떠밀려 내놓은 사과”라며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고 했다. 12억원대 관사와 새 관용차 구입 등을 거론하며 “진짜 ‘재정 빨대’는 추미애 본인”이라고도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남이 사과하라고 해서 사과하는 것은 진정한 사과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추 지사가 사과하면서 의도와 표현을 먼저 해명한 점을 문제 삼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천 도장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빈소 조문을 마치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김 소방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은 국가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고귀한 희생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