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은 되풀이, 개선은 제자리… 올해도 ‘헛바퀴’ [2026 국정감사]

LH, 공공주택 실적 연말 집중
국립대병원 장애인 고용 미달
서울대 알아볼 증명서 그대로
시정 요구 지속에도 반영 없어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지적받고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듬해에도 같은 지적이 반복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연간 목표는 달성하더라도 연말에 실적이 집중되는 관행은 바뀌지 않고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년째 부담금을 내는 기관도 적지 않다. 지난해 국감에서 드러난 제도적 허점이 올해까지 고쳐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올해 국감에서도 시정 요구가 실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를 따지는 질의가 잇따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착공 실적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이달 2일 기준 건설형 공공주택 착공 실적이 연간 목표 5만1783가구 중 1만3293가구로 25.7%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정감사 피감기관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LH의 착공 물량이 연말에 집중되는 문제는 해마다 국감에서 제기됐다. 2023년에는 9월까지 착공 실적이 연간 목표 2만1509가구의 5%인 1147가구에 그쳤다. 2024년에도 9월 말 기준 목표 약 5만가구 중 2946가구로 6% 수준이었다. 당시 이한준 LH 사장은 분기별로 고르게 착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LH는 2024년 말까지 5만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도 국감 시점의 착공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 반복됐다. 올해 1월 업무보고에서도 연말에 착공이 집중되는 관행을 개선하고 상반기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성훈 LH 사장은 이번 국감에서 “물량이 연말에 집중되는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상당수 물량이 조달청의 사업자 선정 단계에 있어 11∼12월 착공이 가능하다며 연간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16일 미리 조성된 택지가 부족해 택지 조성과 주택 건설을 병행해야 하는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대병원의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역시 수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학·치과병원 14곳에서 2022∼2025년 발생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약 230억원에 달했다. 법정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관이 부족한 고용 인원 등에 따라 납부하는 돈이다. 2022년에는 14곳 중 13곳이 의무고용률에 미달했고, 2023년에는 14곳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11곳이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연간 부담금은 2022년 약 67억원에서 지난해 약 4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다수 병원이 법정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은 계속됐다.

 

서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전남대병원의 장애인 고용 미달을 지적하며 “앞장서서 공공성을 실현해야 할 국립대병원이 유난히 장애인 고용에서는 민간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도 지난 11일 “매년 부담금을 납부하는 상황이 당연한 관행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의 채용 여건을 고려하더라도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발굴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해 실제 채용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입시 공정성 문제는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된 내용이 올해까지 개선되지 않은 사례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서울대 성적증명서가 다른 대학과 달리 가로 형태여서 학교 이름을 가려도 출신 대학을 알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신 대학 정보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 전형의 실효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백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올해까지 성적증명서 양식은 바뀌지 않았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성적증명서 양식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선 논의와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진행 중이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쪽에도 건의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