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또 야스쿠니에 공물… 외교부 “깊은 유감”

다카이치, 직접 참배는 보류할 듯
中도 “재군사화 가속 행보” 규탄

정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낸 것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하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일본의 추계 예대제가 시작된 17일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신사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명의의 공물(왼쪽)이 놓여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신사 참배는 보류했으나 멀리서 신사를 향해 절을 올리는 ‘요배’를 했는지에 대해 측근들은 답변하지 않았다. 도쿄=AFP연합뉴스

외교부는 17일 대변인 논평에서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국가 간·국민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다카이치 총리가 공물을 보낸 것을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도발’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일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이라며 “중국은 일본의 야스쿠니신사 관련 부정적 동향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일본 집권 세력이 야스쿠니신사를 기리는 것은 전범 복권과 전쟁 죄책 은폐, 역사적 사실 왜곡을 통해 ‘재군사화’를 가속하려는 의도”라며 “이 잘못된 행동은 역사적 정의에 대한 모독이자 문명의 한계선에 대한 도전이고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침략 역사를 심각하게 반성하고 야스쿠니신사 등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하며 군국주의와 철저히 결별하기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보냈다. 다만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에 대해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인한 한국, 중국 등과 외교 문제를 피하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내각 각료 중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이, 자민당에서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이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방문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전쟁의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시설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취임 전까지 매년 봄과 가을 예대제 기간이나 일본의 패전일인 8월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찾았으나 취임 후에는 공물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