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싼 의료계 갈등에 박규남 대한응급의학회 회장(가톨릭대 의대 교수)이 16일 자진해서 사퇴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사퇴했다. 16일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정기대의원회에서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을 이유로 진행된 전병조 이사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 대한 임원 자격상실(탄핵) 투표는 찬성 14명, 반대 15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탄핵안 부결 뒤에도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대의원은 박 회장이라도 사퇴해야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 회장은 자진사퇴를 결단했다.
이번 사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데 관한 반발에서 비롯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응급의학 전문의 299명을 대상으로 개정안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인 278명은 법안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은 7명(2%)에 불과했다. 설문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
학회는 지난달 16일 개정안과 관련해 응급실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응급환자 이송체계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환자 이송 통제권 강화와 응급의료에 대한 형사처벌 부담 완화다.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할 적정 의료기관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을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수용 의료기관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