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감싼 오바마 “모든 미국인, 트럼프에 분노해야”

트럼프 비판 민주당 오마르, ‘사법 리스크’ 직면
오바마 “의견 다르다고 특정인 표적 수사 안 돼”

요즘 미국 정가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44) 연방 하원의원를 겨냥한 정부 당국의 전방위 수사다. 12살 때 미국에 정착한 소말리아계 이민자인 오마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일 싫어하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같은 민주당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비판적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마르 구하기에 뛰어들었다.

 

오바마는 1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오마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조사를 ‘표적 수사’로 규정하며 그를 적극 엄호했다. 미 중북부 미네소타주(州)가 지역구인 오마르는 2019년 1월부터 연방 하원을 지키고 있는 4선 의원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극좌’ 성향으로 분류되며 가장 강경한 트럼프 비판자로 꼽힌다.

1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의 일한 오마르 의원 옹호 발언 직후 민주당 지지자들이 만들어 온라인 공간에 퍼뜨리고 있는 게시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오마르는 국토안보부, 법무부, 검찰 등의 전방위 수사를 받는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SNS 캡처

오마르는 1982년 10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태어났다. 군인이었던 부친은 소말리아 내전을 피해 자녀를 데리고 국외로 탈출했다. 오마르 가족은 1995년 미국에 정착했으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0년 부친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법률에 따라 당시 17세 미성년자이던 오마르는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보호자인 아버지와 함께 시민권자가 되었다.

 

문제는 오마르 부친이 미국에 귀화할 당시 오마르가 정말 17세였느냐 하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마르가 18회 생일이 이미 지났는데도 정확한 생년월일을 속이는 등 서류 조작으로 17세인 것처럼 사기를 쳤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최근 국토안보부 수사국과 법무부는 오마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서류 조작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여기에 검찰도 오마르 부부의 허위 재산 신고 의혹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하는 등 그를 겨냥한 포위망이 차츰 좁혀지고 있다.

 

오바마는 SNS 글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정부가 단지 정치적 신념이나 발언 때문에 특정 개인을 선택적으로 겨냥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미네소타의 오마르 의원에게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행정부는 오마르 의원을 미국 밖으로 추방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연방 요원들의 자택 급습, 개인 정보 및 휴대전화 압수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17일(현지시간) 미 중동부 켄터키주를 찾아 공화당 후보들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선출직 공무원에게 압박을 가하는 행태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반복됐다”고 꼬집은 오바마는 “(검찰 수사 등으로) 오마르 의원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수사 기관의 각종 자료 제출 요구 등에 대응하느라 미네소타 주민들과 만날 시간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오는 11월3일 중간선거 때 미네소타 유권자들은 오마르에 등을 돌릴 지도 모른다.

 

오바마는 “그 어떤 대통령이나 행정부도 누군가를 위협하기 위해 이렇게 노골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오마르 의원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이들까지 포함해 모든 미국인이 분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말고 민주당에 몰표를 던짐으로서 트럼프 정권을 심판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