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1명이 순직하고 7명이 다친 경기 부천시 금속부품 도장 공장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공장 대표를 형사 입건하며 수사 수위를 높였다. 공장 안에 인화성 물질이 방치됐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부천 공장 화재 사고 수사전담팀은 19일 공장 대표인 70대 남성 A씨를 업무상과실치상 및 업무상실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화재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해 이달 16일 오전 부천시 오정구 도장 공장 3층에서 불이 나게 하고 8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혐의를 받는다.
17일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4개 기관이 진행한 합동 감식에서는 뚜껑이 열리거나 사용 흔적이 있는 시너 통들이 일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 세척 작업장과 인화성 물질 보관 장소 사이의 거리도 불과 1~2m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시너를 이용한 세척 과정에서 발생한 유증기에 정전기나 미세한 마찰 불꽃이 튀면서 불이 급격히 확대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증기가 밀집하기 쉬운 위험한 환경에서 방폭 설비 등 기초 안전장비를 적절히 갖췄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화재로 진화 현장에 선착대로 투입됐던 40대 소방관 1명이 현장에 고립된 뒤 심정지 상태로 이송돼 순직했다. 동료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화재 현장 진입 결정 과정과 당시 현장 지휘 체계의 적절성 규명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 감식 결과 등 객관적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안전 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