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 등으로 반도체 중심의 국내 증시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주가 조정을 이용해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주가가 내후년 반도체산업의 ‘다운사이클’까지 반영한 과도하게 저평가된 가격이라는 주장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지금은 시장의 과도한 비관을 이용해 반도체산업 투자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중심의 시장 급락은 금리, 인플레이션 우려, 환율, AI 투자 둔화에 대한 우려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실물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시장은 수요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할인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2028년 이후 과거와 같이 이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현재 주가에 반영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 증가로 다운사이클의 이익 저점이 구조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내년 업종 전체 이익 상향 가능성도 크다고 짚었다. NVHBM 채택으로 인한 HBM4E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투자 둔화 우려 역시 아직 실제 투자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4일 글로벌 9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의 내년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했다. AI 서버 출하량 증가율 역시 올해 32.2%, 내년 약 3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전망은 유지되는데 밸류에이션(가치 평가)과 수급이 동시에 악화되는 현재 상황은 중기 투자자에게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핵심은 지금 주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2028년 다운사이클을 먼저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점차 다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전반의 위험자산, 특히 AI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한국의 과도한 위험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경로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AI 인프라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진정되고 미국 금리 상승 우려가 완화되면 내년 실적 전망이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국내 반도체의 밸류에이션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