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기초연금이 소득에 따라 다르게 지급된다. 보건복지부의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는 월 38만원, 30∼45%는 35만9000원, 45∼70%는 35만원을 받는다.
지금은 대상자 대부분이 같은 기준연금액을 받는데, 소득이 적을수록 더 받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하위 30%는 올해보다 3만원을 더 받고 30∼45%는 물가 상승분만큼 오르며, 45∼70%는 올해 금액에 묶인다.
20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가운데 소득과 재산이 적은 하위 70%에게 세금으로 매달 주는 연금이다. 보험료를 낸 만큼 받는 국민연금과는 별개다.
올해 수급자는 약 779만명이고, 복지부는 내년 구간별 대상을 하위 30% 약 348만명, 30∼45% 약 174만명, 45∼70% 약 290만명으로 잡았다.
◆ 부부가 함께 받으면 덜 깎인다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을 때 깎이는 몫도 줄어든다. 지금은 부부가 모두 받으면 소득과 관계없이 각각 20%씩 줄여 지급한다.
개편안은 소득 하위 45% 부부의 감액률을 10%로 낮춘다. 대상은 약 234만명이다.
그러면 소득 하위 30% 부부는 한 달 56만원에서 68만4000원으로 12만4000원, 30∼45% 부부는 64만6000원으로 8만6000원을 더 받게 된다. 45∼70% 부부는 지금처럼 20% 감액이 그대로 남는다.
◆ 공무원·군인연금 받는 저소득 노인도 대상
그동안 대상에서 빠졌던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 가운데 소득 하위 45%, 11만명도 내년 7월부터 기초연금을 받는다.
기존에는 직역연금을 받거나 그 배우자이면 소득이나 재산이 적어도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빠졌다. 복지부는 직역연금 수급자 정보를 연계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다른 개편보다 늦은 7월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개편을 반영한 내년 기초연금 정부 예산안은 25조7000억원으로 올해 23조1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11%) 늘었다.
◆ 1월부터 바로 오르는 건 아니다
개편은 4월부터다. 1∼3월에는 모든 수급자가 올해와 같은 월 35만원을 받는다. 올해 기준연금액은 정확히는 34만9700원으로, 복지부는 이를 35만원으로 표기하고 있다.
차등 지급 시스템과 하위 법령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올해는 1월부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기준연금액을 2.1% 올렸지만, 내년 1∼3월에는 이런 물가 인상분이 붙지 않는다.
정부는 2019년 소득 하위 20%의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릴 때도 1∼3월에는 전년도와 같은 금액을 주고 4월부터 인상분을 적용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30만원 대상은 2020년 하위 40%, 2021년 하위 70%로 넓어졌다.
그래도 소득이 적을수록 더 준다는 개편 취지와 맞지 않는 ‘사실상 동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득 하위 45%에게 1∼3월 물가 인상분을 4월에 소급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도 같은 날 설명자료에서 “소득 하위 45% 어르신을 대상으로 물가연동 인상분을 4월 개편 시 소급 지급하는 것이 저소득층 소득 보장 강화의 개편 취지를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급되는 것은 물가 인상분이다. 30∼45% 구간의 35만9000원이 올해보다 월 1만원이 안 되게 오른 금액인 만큼 1∼3월 석 달치 소급분은 1인당 3만원에 못 미친다.
하위 30%도 4월부터 오르는 3만원 전액을 1월로 거슬러 받는 것은 아니다.
◆ 법이 바뀌어야 시행된다
주의할 점은 아직 확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등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 직역연금 수급자 지급은 모두 기초연금법을 고쳐야 하는 사항이다. 복지부는 연내 입법을 마친 뒤 내년 4월 개편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소급분 예산도 국회 심의에서 새로 반영돼야 한다. 정부 예산안에는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국회 예산 및 법률 심의 과정에서 소득 하위 45% 어르신 대상 물가연동 인상분에 대한 소급 예산이 차질 없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45∼70% 약 290만명은 내년에도 35만원으로 인상이 없고 소급 대상에서도 빠진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명목급여 동결은 사실상 실질급여 삭감”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가장 소득이 낮은 구간의 사정도 짚었다. “기초연금 인상액은 생계급여 산정시 소득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가장 가난한 노인은 기초연금이 올라도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 나는 어느 구간일까
한편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는 소득인정액으로 따진다. 소득인정액은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평가액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값이다. 올해는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395만2000원 이하이면 받는다.
하지만 내년 30%와 45% 구간을 가르는 기준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두 경계가 기준중위소득의 20%, 40% 수준이라고만 밝혔다.
수급 여부는 복지로 누리집의 기초연금 모의계산이나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국번 없이 1355)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모의계산은 올해 선정기준을 따르는 만큼 새 구간 가운데 어디에 드는지는 기준선이 정해져야 알 수 있다.
새로 만 65세가 되는 사람은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주소지와 관계없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 복지로에서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