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유홍준 “국민이 보내주신 신뢰, 직원들의 가치가 무너졌다”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저의 중대한 불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개인 소장품 전시와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며 19일 사과했다. 관장 개인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점도 잘못으로 인정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친일파 글씨 추천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유 관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이 노력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어떤 학술적 취지나 설명도 국민들께서 느끼실 실망감 앞에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개인의 중대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 유묵 관련, 작품의 주인으로 잘못 소개된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 지사와 유족에게도 사과했다.

 

유 관장은 “고증 오류로 독립운동의 명예와 유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며 “애국지사와 유족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관장 개인의 소장품을 비롯한 논란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게 했다”며 박물관 직원들에게도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작품을 철거하고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유 관장은 “전시품 철수, 작품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할 때 대국민 사과를 올렸으나 당시 관장 개인 소장품임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미술사학자로 살아온 제 실수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저의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며 “실망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이날 사과문을 읽으며 두 차례 머리를 숙였다.

 

‘일반시국은’ 유묵 논란은 지난 8월 불거졌다. 처음에는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됐지만, 개막 한 달여 만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의 글씨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작품 철거 후 서예·근현대사·고문헌·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명과 함께 검증을 진행한 박물관은 박중양의 글씨라는 결론을 내렸다.

 

박물관과 유 관장은 작품 검증이 부실했다며 네 차례 사과했지만,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