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대 이상의 차량이 오가는 서울 내부순환도로 정릉천고가교에서 강철 케이블이 잇따라 끊어졌는데도 서울시가 자체 등급으로 결함을 축소하고 교체를 미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결함 축소 의혹을 부인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손상 케이블 등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서울시와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릉천고가교에서는 2016년과 2024년, 올해 세 차례 외부긴장재(텐던) 파단이 발생했다. 텐던은 콘크리트에 압축력을 가해 교량이 차량 하중을 견디도록 돕는 강철 케이블이다.
2016년 케이블 파단이 발생한 이후 서울시는 손상 케이블 32본을 교체하고 누수 차단·분기별 점검 등의 조치를 이어왔다. 하지만 2024년과 올해 또다시 케이블이 끊어졌다. 황 의원은 서울시가 2023년 정밀안전진단과 2025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모두 중대결함이 없다며 ‘양호’ 수준인 B등급을 부여했는데도 파단이 반복됐다는 점을 들어 점검체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또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실시 세부지침(교량편)’에 따르면 케이블의 손상과 단면손실을 동반한 부식은 구조안전상 중대한 결함이자 D등급에 해당하는데도 서울시가 자체 기준인 C3등급으로 분류해 결함을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2024년 이후 실시한 외부긴장재 300본 전수조사에서 강연선의 부식·손상이 확인된 외부긴장재는 25본이었다.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손상 케이블 25본은 현재까지 단 1본도 교체되지 않았다는 게 황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자체 등급이 국가기준을 강화·세분화한 것으로 결함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가기준은 A∼E등급으로 나뉘지만 서울시는 C0∼C5 총 6단계로 관리하며 자체 기준 C1∼C3는 국가기준 C등급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B등급은 콘크리트 균열·파손과 재료시험 결과 등을 종합해 시설물 전체를 평가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정릉천고가교는 한 단면에 내부긴장재 8열과 외부긴장재 12열 등 총 20열을 배치해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시는 2024년과 올해 파단 당시 긴급 현장점검, 외부 전문가 의견, 구조 안전성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차량 통행 제한 없이 외부긴장재를 신속히 교체했다고도 밝혔다. 2016년 첫 파단 때는 통행 제한 기준이 없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차량 통행을 제한했다고 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전강화 차원에서 긴장재 교체 예산 72억원을 확보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손상 긴장재 25본과 과거 파단됐던 긴장재 인근 10본 등 총 35본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교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