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경기 부천의 도장공장 화재 진압 중 고립돼 숨진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어제 열렸다. 김 소방위는 당시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20여분 앞둔 상황에서 현장에 선착대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한 순간에도 소임을 다해온 김 소방위의 명복을 빈다. 이번 사고는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추미애 경기지사의 비하 발언과 맞물려 ‘반쪽짜리’ 국가직 신세인 소방관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방공무원 신분이던 소방관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4월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됐으나 예산과 인사는 중앙이 아닌 지방정부 권한으로 남겨둔 탓에 온전한 국가직이 아니다.
소방예산을 살펴보면 국가직 전환에 따라 국가 예산에서 지방으로 배분되는 금액은 늘었으나 국비 비중은 10% 안팎(작년 10.7%)에 불과하다.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도 여전히 대부분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인건비 예산 중 국비 성격인 소방안전교부세에서 인건비 명목으로 교부되는 예산은 8.6%에 그쳤다. 인건비 부담에 짓눌려 장비 현대화를 위한 필수 사업비와 현장 안전에 투자할 여력이 줄고 있다는 지방정부의 호소에 귀 기울일 때다. 다만 소방기본법은 화재·재난 시 국민의 생명 보호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책무로 명시했다. 지방정부도 예산 타령만 할 계제는 아니다. 정작 추 지사는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소방차량 구매 및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관련 예산을 축소·전액 삭감하고도 본인은 12억원대의 47평짜리 전세 관사에 살면서 관용차로 7700만원대 새 차를 사들이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