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이스라엘 등 주요 협력국에 대한 행정부의 정보지원 제한을 감독하는 입법을 추진하면서 한국은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미국의 대북정보 제공 제한이 장기화하는 상황과 겹치며 양국 정보협력의 균열, ‘정보 패싱’ 우려를 키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이 대북정보 제공 제한의 이유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상화를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부터 짚어야 할 상황이다.
◆미 의회 정보보호망서 한국 미포함
19일 세계일보가 분석한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8월5일자 ‘2027회계연도 정보수권법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법안 제621조는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만 등에 대한 정보지원을 중단·제한하거나 중대하게 축소하기로 결정하면 국가정보국장(DNI)이 48시간 이내 의회 정보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했다. 변경 내용과 사유, 영향을 받는 정보의 범주, 예상 기간, 지역안보와 미국의 국가안보 목표에 미칠 영향 등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행정부가 정보지원을 일방적으로 바꾸더라도 의회가 신속히 파악해 감독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은 이 조항에 대상 국가로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과의 정보협력 강화 및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 촉진은 제619조에 담겼지만, 특정 정보의 제공이나 기존 공유 수준의 유지를 보장하는 내용은 없다.
심사보고서에 담긴 미 의회의 방침이 주목되는 것은 미국 정부의 대북정보 제한이 이미 7개월 정도에 이르는 등 한국에 대한 ‘정보패싱’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정보협력 안정성을 위한 의회의 구상에도 한국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적 움직임에 관한 정보는 한국의 안보 판단과 대응에 직결된다. 미국이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와 수준이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북한의 위협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적시성과 완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제한 조치의 구체적인 이유와 정상화 조건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양국 정보협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보제한 해제 실마리 찾나
법안과 심사보고서에 미국이 정보제한 결정 시 고려하는 요소가 담겨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정보제한을 방지하고, 현재의 대북정보 제한 조치를 풀 수 있는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다룬 제620조는 정보제한 사유로 적대국의 우크라이나 정부기관 침투, 정보 출처·수집 방법 보호, 지원 대상 기관의 인권·전쟁법 위반 등을 제시했다. 정보를 받는 기관이 안전한지, 제공한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따지도록 한 것이다. 종전 이후에는 합의 이행과 방위능력 강화를 돕는 방향으로 지원을 조정하도록 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정보공유 축소 요건을 엄격히 했다. 미국 대통령이 판단한 구체적인 국가안보상 우려가 있을 때만 공유를 중단·축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판단은 정보 출처·수집 방법 보호와 방첩 위험 등을 근거로 해야 한다. 그 근거는 문서로 남겨야 하며, 정보공유에 대한 중대한 변경이 결정되면 15일 이내 의회 정보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첨단기술 정보와 관련해서는 상대국의 정보보호 역량을 중시했다. 보고서는 해외 AI(인공지능) 협정 체결과 관련 기술 수출에 앞서 상대국의 수출통제 능력, 중국 등으로의 재이전 위험, 군사·정보 목적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도록 했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정보와 기술이 유출되거나 다른 목적으로 쓰일 위험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미국이 약 7개월간 이어가고 있는 대북정보 제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제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우리 내부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핵시설 ‘구성’을 언급한 것이 이유가 된 게 아니냐는 추측만 무성하다. 따라서 특정 발언을 둘러싼 공방을 넘어 미국이 정보공유 제한을 결정한 구체적인 사유가 무엇인지, 한국의 정보보호·관리체계에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를 심사보고서를 토대로 유추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