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가 간 갈등·문제 있으면 자기 정부 편 들어야”…국내 비판 여론에 반박 [청와대 24시]

대통령의 하루는 곧 국정의 흐름이다. 한마디 발언과 하나의 일정, 작은 결정 하나에도 정부가 향하는 방향이 담긴다. ‘청와대 24시’는 대통령의 말과 대통령실의 움직임을 하루 단위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주요 발언과 정책, 현장의 분위기를 핵심만 간결하게 담았다. 오늘의 국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읽는 기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신속하게 돌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환수 문제를 두고 “여건이 변했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는 가운데 조기 환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미관계 ‘불협화음’ 기류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향해선 “국익을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이견”이라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의 갈등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동시에 “국가 간 갈등이나 문제 있으면 자기 정부 편을 들어야 한다”며 국내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한 아쉬움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깜짝 간담회를 열고 정국 현안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이제원 선임기자

①‘깜짝’ 기자간담회…李대통령 “전작권,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주권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 분야 중 하나가 군사주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얘기한다면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되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고, 한·미 간에도 기본적으로는 돌려받는 쪽으로 잘 협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브런슨 사령관이 전작권 환수 조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안보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미국 싱크탱크 세미나에서 “여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작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넘겨주겠다’는 선의도 한편으로는 고맙다”면서도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사용하는 전작권 ‘전환’이라는 표현 대신 ‘환수’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다른 나라에 전작권을 맡겨 놓고 의존한다는 건 결코 그대로 방치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스스로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재차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스스로 방위를 감당해야 하고, 또 충분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여러 조치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가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쪽(북한)엔 핵무기가 있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핵무기라고 하는 것으로 실전을 치를 거냐. 그건 최후의 방어 무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②李대통령 “한·미 이견, 국익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것”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가정보원과 미국 정보기관 간 정보협력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과 미국 정보기관이 100% 부모형제처럼, 사이 좋은 부부처럼 아무 문제 없는 상태라고는 할 수 없다”며 “당연히 이견이 있을 것이다. 그건 누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미 간 불편한 현안이 잇따라 표면화했으나 통상적으로 국가 간에 존재할 수 있는 이견 수준인 만큼 협상과 조정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흔들림 없는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실용적 국익 외교’로 한국에 가장 이득이 되는 방향을 찾아나가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다 독립된 자주적인 국가들이기에 현상에 대한 입장, 어떤 결론이 각자의 국익에 미치는 상황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라서 (갈등은) 얼마든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관계 이상기류를 두고 공세를 펼치는 야권을 겨냥한 비판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자기 정부를 공격해서, 이견 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면 결국 협상에서 상대 국가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직격했다. 국내에서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미 투자 협상 등에서 미국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 어딜 봐도 외교안보 분야에서 국내적으로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공격하는 경우를 잘 보기 어렵다”며 “이견이 있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이견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그냥 (상대국에서) 해 달라는 것을 다 해주는 것(밖에 없다)”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③李 “CPTPP, 하긴 해야 하지만 충분한 대화 필요”

 

최근 정부가 원점 재검토하기로 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를 두고선 “하긴 해야 한다”면서도 ‘충분한 대안 마련’과 ‘농어업계의 불신 제거’를 전제로 달았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계속 확장해 가야 한다”면서도 “CPTPP에 가입해서 시장을 넓히면 우리도 개방해야 하고, 개방하면 경쟁력이 약한 분야, 특히 농축수산 분야가 타격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아직 서로 충분히 대화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수산물 수입 등 다양한 문제가 걸려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간을 줘가며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하며 그분들(농어업인)이 봤을 때 ‘이 정도면 용인해야지’라고 할 수준까지 대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농민단체와 직접 만나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오찬 후 약 90분간 이뤄진 ‘깜짝’ 간담회는 대국민 소통 강화 측면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민생, 경제, 외교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언론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사전계획 없이 춘추관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비공개 간담회를 공개로 바꾼 것은 이 대통령의 평소 가감 없이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