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라면 즐겨 먹는 4060, 뇌 MRI 봤더니…증상 없는 ‘손상 흔적’

성인 8783명 분석…최다 섭취군 뇌혈관 손상 소견 11.3% 달해
체지방률 1.7%p·내장지방 5.7㎖ 높아…여성군 위험도 더 뚜렷
하루 열량 4분의 1 초가공식품 의존…식습관 개선 경고등 켜져

과자와 즉석식품, 탄산음료 등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중년에게서 뇌혈관 손상 징후가 더 자주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자·즉석식품 등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 뇌혈관 손상 소견이 더 자주 관찰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pixabay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의 뇌혈관 손상 소견 비율은 11.3%로,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8.1%)보다 3.2%포인트 높았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35~69세 성인 8783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체지방, 뇌 자기공명영상(MRI), 인지 기능 검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하루 2000㎉당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기준으로 참가자를 4개 집단으로 나눴다. 섭취량이 가장 적은 집단의 중앙값은 3.1회분, 가장 많은 집단은 12.8회분이었다.

 

◆초가공식품 많이 먹을수록 뇌혈관 손상 소견 증가

 

연구에서 확인한 뇌혈관 손상 징후는 무증상 뇌경색과 뇌 백질의 고신호 병변이다. 무증상 뇌경색은 뚜렷한 뇌졸중 증상이 없었지만, 영상검사에서 과거 뇌경색 흔적이 발견된 경우를 뜻한다. 백질 고신호 병변은 뇌의 작은 혈관에 생긴 변화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영상 소견이다.

 

두 소견을 합친 뇌혈관 손상 지표를 분석한 결과, 초가공식품 최다 섭취군의 손상 소견 비율은 11.3%였다. 최소 섭취군은 8.1%였다.

 

연령과 성별, 운동량, 흡연 여부, 당뇨병과 고혈압 병력 등을 보정한 뒤에도 차이는 남았다. 최다 섭취군에서 뇌혈관 손상 소견이 있을 오즈는 최소 섭취군의 1.40배였다. 오즈비 1.40은 검사 당시 뇌혈관 손상 소견이 나타날 오즈가 1.40배였다는 뜻이다. 향후 뇌경색 발생 위험이 40% 높아진다는 의미와는 구별해야 한다.

 

체지방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초가공식품 최다 섭취군은 최소 섭취군보다 체지방률이 평균 1.7%포인트 높았다. 복부 MRI로 측정한 내장지방 부피도 5.7㎖ 더 컸다. 모두 주요 변수를 보정한 결과다.

 

성별로 나눠 보면 여성에게서 연관성이 더 뚜렷했다. 뇌혈관 손상 관련 보정 오즈비는 여성 1.78, 남성 1.08로 나타났다.

 

◆국내 성인도 하루 열량의 4분의 1 초가공식품에서 섭취

 

초가공식품은 여러 단계의 가공과 첨가물 사용을 거쳐 제조한 식품을 말한다. 식품을 여러 단계로 가공하고 향료, 색소, 유화제 등 산업적으로 사용하는 성분을 첨가한 제품이 대표적이다. 일부 포장 과자와 즉석면, 가공육, 청량음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도 초가공식품 섭취 비중은 장기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성인 9만6447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전체 섭취 열량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2005년 17.41%에서 2020~2022년 25.33%로 높아졌다.

 

2016~2019년에는 26.71%까지 상승했다가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0~2022년 소폭 낮아졌다. 국내 성인이 섭취하는 열량의 약 4분의 1이 초가공식품에서 나오는 셈이다. 해당 수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다.

 

◆증상 없어도 뇌혈관 변화 가능…장기 추적 필요

 

증상이 없는 뇌혈관 손상도 향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무증상 뇌경색과 뇌 백질 병변이 향후 증상이 나타나는 뇌졸중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계산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하루 2000㎉당 섭취량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는 뇌혈관 손상과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성인 8783명을 분석한 결과, 최다 섭취군의 뇌혈관 손상 소견 비율은 11.3%로 최소 섭취군(8.1%)보다 높았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반면 전체 섭취 열량이나 음식 섭취량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 역시 식습관이 뇌혈관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장기간에 걸친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평소 과자·탄산음료·즉석식품을 얼마나 자주 먹는지 점검하고, 자주 먹는 것부터 가공이 덜 된 식품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