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 19일 장 초반 3% 넘게 급락했다가 상승 전환하며 거래를 마쳤다. 하루 사이 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석 달 전 주식시장에 섣불리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던 개그맨 출신 투자자 황현희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은 여전히 32조원을 웃돌고, 최근 이틀간 강제로 처분된 미수거래 주식도 1700억원에 육박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9.64포인트(3.17%) 내린 5488.41에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 대비 99.96포인트(1.76%) 오른 5768.01에 마감했다. 시가와 종가 차이는 279.60포인트에 달했다.
하루 만에 분위기는 뒤집혔지만, 최근 급락으로 커진 투자자들의 손실 부담은 여전하다. 특히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담보 부족과 반대매매 위험까지 떠안고 있다.
◆32조원 남은 빚투…이틀간 1698억원 강제 처분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2528억원으로 집계됐다. 14일과 비교하면 약 1조4529억원 줄었지만 여전히 32조원대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의 손실이 커지는 동시에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치도 낮아진다.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증시 급락 과정에서 미수거래 주식의 강제 처분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4일 893억3600만원, 15일 804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틀 동안 1698억3400만원어치의 주식이 강제로 팔렸다.
주식 매수대금을 결제일까지 내지 못해 강제 처분된 금액이다. 신용융자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는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감소했다.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4조4030억원으로 전날보다 약 2조5092억원 줄었다.
신용융자 잔고와 투자자예탁금이 함께 줄어든 반면 강제 처분 규모는 급증했다. 증시 급락기에 자금 여력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더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목에 칼 들어와도 안 산다…황현희의 7월 경고
이런 상황에서 황현희가 지난 7월 17일 유튜브 채널 ‘이홍렬TV’에 출연해 남긴 발언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그는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여윳돈 1억원이 있다면 어떻게 투자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당시와 같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투자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금은 투자하지 않는다”며 자신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 주기에 따라 투자하는 ‘사이클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매수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전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구간을 언급했다. 동시에 투자금 1억원을 2000만원씩 다섯 차례로 나누는 분할매수 방식도 소개했다.
투자 대상으로는 개별 종목보다 나스닥100과 S&P500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시했다. 그의 발언은 당시 시장 환경과 자신의 투자 원칙을 설명한 것이다.
◆하루 3% 급락 후 반등…지금 사도 될까
지난 19일 코스피의 움직임은 급락장에서 매수 시점을 판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고 추가 급락을 우려했던 투자자와 반등을 기대하며 매수에 나선 투자자가 같은 날 전혀 다른 결과를 맞았을 수 있다. 어느 가격에 진입했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해 매수했더라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신용거래를 이용했다면 주가가 회복되기 전에 담보 부족으로 주식을 처분당할 위험도 있다.
분할매수를 하더라도 손실 위험은 남아 있다. 매수 시점을 나누면 한 번에 투자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하락이 계속되면 추가 매수분에서도 손실이 발생한다.
투자에 앞서 확인할 것은 가격뿐 아니라 자금의 성격이다. 단기간에 써야 할 생활비나 대출금으로 투자할 경우 예상보다 하락장이 길어졌을 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코스피는 지난 19일 반등했지만 최근 낙폭을 회복하려면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 32조원대 신용융자 잔고와 급증한 반대매매는 투자 시점만큼 추가 하락을 견딜 자금 여력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