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척추 임플란트, 세계 최대 미국 시장 뚫는다…국내 의료기기 3사 승부수

국내 척추 임플란트 기업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디쎄이가 올해 세 번째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인증을 획득한 가운데 엘앤케이바이오메드와 시지메드텍도 제품 허가와 현지 수술 실적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화약품 메디쎄이 제공    

20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메디쎄이는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천장관절 유합용 임플란트 '오디쎄이 스크류(Odys-SI Screw)'에 대해 FDA 510(k) 인증을 획득했다. FDA의 허가 결정일은 지난 15일이다. 지난 6월과 9월 경추 임플란트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인증이다.

 

국내 업체들의 미국 진출 방식도 구체화하고 있다. 메디쎄이는 수술 부위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실제 미국 병원에서 제품 사용 실적을 쌓고 있다. 시지메드텍은 척추 임플란트와 골대체재를 연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메디쎄이의 오디쎄이 스크류는 척추 아래쪽 천골과 골반뼈 사이의 천장관절을 고정하는 제품이다. 관절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기능장애가 발생한 환자의 수술에 사용되며, 뼈가 서로 붙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의료용 티타늄 합금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나사 표면에는 불규칙한 요철 구조를 적용해 뼈와의 접촉 면적을 넓혔다. 내부에는 자가골이나 동종골 이식재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환자의 해부학적 조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직경과 길이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메디쎄이는 앞서 6월 '넥튠 3D SA 경추 케이지', 9월 '넥튠 SA 경추 케이지'에 대해 FDA 510(k) 인증을 받았다. 두 제품 모두 목뼈 사이를 고정하는 경추 유합술에 사용된다. 전자는 3D 프린팅 티타늄을, 후자는 고분자 소재인 PEEK와 티타늄 합금을 적용했다.

 

특히 넥튠 SA 경추 케이지는 별도의 전방 고정 플레이트 없이 수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디쎄이는 현지 판매 준비를 거쳐 2027년 상반기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증으로 메디쎄이의 미국 시장 제품군은 기존 흉요추 중심에서 경추와 천장관절 유합 분야로 넓어졌다. 회사는 3D 프린팅 제조 기술을 다른 수술 부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경추용 높이확장형 케이지 '블루엑스-C(BlueX-C)'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수술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블루엑스-C는 지난 5월 FDA 허가를 받은 뒤 6월 말 미국에서 첫 수술에 사용됐다. 이후 미국 척추 전문의를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으며, 8월 중순에는 경추 1\~4레벨 수술에 사용된 사례를 확보했다.

 

지난 12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블루엑스-C는 미국에서 누적 수술 적용 50레벨을 넘어섰다. 제품을 등록한 현지 병원도 27곳으로 늘었다. 회사는 기존 제품을 사용하던 의료진이 블루엑스-C로 전환해 반복 사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엑스-C는 수술 중 삽입한 임플란트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 환자의 척추 구조와 수술 상황에 맞춰 높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병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척추외과 전문의 다니엘 리우 박사와 기술 협약을 맺고 경추 임플란트 공동 개발에도 나섰다.

 

시지메드텍도 척추 임플란트 제품군의 미국 FDA 허가를 확대하고 있다.

 

시지메드텍은 지난해 11월 척추 유합기기 '유니스페이스(UniSpace TPLIF Cage)'의 FDA 510(k)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경추용 제품의 미국 허가를 확보한 데 이어 요추 분야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유니스페이스는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한 자리에 삽입해 척추뼈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고 골유합을 돕는 임플란트다. 티타늄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했으며 인체 해면골과 유사한 이중기공 구조를 갖췄다. 환자 상태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256가지 규격으로 구성했다.

 

특히 모회사 시지바이오가 개발 중인 골대체재 '노보시스 퍼티(NOVOSIS PUTTY)'와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노보시스 퍼티는 지난해 4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DE)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허가로, 제품의 상업 판매 허가와는 구분된다.

 

시지메드텍은 앞서 척추 고정장치 '이노버스 스파이널 시스템(INNOVERSE Spinal System)'으로도 미국 시장 진출 성과를 냈다. 2024년 2월 FDA 510(k)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6월 미국 병원에서 첫 수술에 적용됐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척추 고정장치와 유합용 임플란트, 골대체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북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척추 임플란트 시장의 성장 전망도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글로벌 척추 임플란트 시장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약 35억5000만달러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3%로 예상됐다. 북미는 해당 기간 글로벌 시장 성장분의 약 43%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척추 질환 증가와 최소침습 수술 확대가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3D 프린팅 임플란트와 높이확장형 케이지 등 수술 방식에 맞춘 제품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디쎄이는 FDA 허가 제품 확대,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현지 수술 적용과 병원 등록, 시지메드텍은 척추 고정장치와 골대체재를 연계한 제품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FDA 510(k)는 기존에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의료기기와의 실질적 동등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현지 매출이나 임상적 우수성이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허가받은 제품이 미국 병원에 얼마나 공급되고, 의료진의 반복 사용과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국내 척추 임플란트 기업들의 미국 시장 경쟁도 제품 허가에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