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 감염목 37% 방치…예산 동결로 방제율 1년 새 26.7%P 급락

감염목 177만 그루로 늘었지만 66만 그루 방치, 지자체 방제율 61.9%
전담 인력 시·군·구 평균 0.87명…윤 의원 “국가 책임방제체계 확립을”

소나무재선충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감염목이 급증했지만 전체 감염목의 37.3%가 방제되지 않은 채 산림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제율은 1년 만에 26.7%포인트 떨어졌지만, 산림청 예산은 사실상 동결됐고, 감염목 대부분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방제 시기를 놓친 감염목이 추가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예산·인력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 빨갛게 변하고 있는 산림. 세계일보 자료사진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집계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 177만2985그루 중 방제된 나무는 111만1472그루(62.7%)로, 나머지 66만1513그루(37.3%)는 방제되지 못했다. 감염목 발생량은 전년(148만6000그루)보다 19.3% 늘었지만 방제량은 오히려 16.4%(21만7528그루)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제율은 2025년 89.4%에서 올해 62.7%로 급락했고, 미방제 감염목은 1년 만에 4.2배가량 불어났다.

 

전체 방제 실적이 증가했다는 산림청의 설명과 달리 감염목 방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고사목 처리량이 늘었을 뿐, 확산 방지의 핵심인 감염목 방제 물량은 전년보다 21만 그루 이상 줄었다. 감염목은 2024년 89만여 그루에서 지난해 148만여 그루로 65.3%(59만여 그루) 급증했지만, 방제 수요 증가에 걸맞은 예산 확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산림청의 올해 국비 본예산은 1008억4100만원으로 지난해 1007억9000만원보다 5100만원(0.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예방 나무주사와 수종 전환 등 주요 방제 사업 예산도 증액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목 발생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지난해 수준의 예산으로 방제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방제 공백은 지자체 관리 산림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전체 감염목의 97.8%인 173만4013그루가 지자체 관리 산림에 집중됐지만 방제율은 61.9%에 머물렀다. 산림청 직할 산림의 방제율 99.9%와 비교하면 38.0%포인트 낮다. 현장 인력 부족도 문제다. 윤 의원은 “시·군·구의 산림 병해충 전담 인력이 평균 0.87명에 불과해 급증하는 방제 수요를 지방정부의 자체 역량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염목을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매개충을 통해 인근 소나무로 병이 퍼질 수 있어 적기 방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을 통해 소나무에 침투한 선충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방해해 나무를 고사시키는 병이다. 감염된 나무를 치료하기 어려워 감염목을 제거하는 방제가 주요 대응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매개충 활동이 본격화하기 전 감염목을 신속히 제거하지 못하면 다음 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윤준병 의원은 “올해 방제하지 못한 감염목 66만 그루는 내년 산림을 초토화할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며 “산림청은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전담 인력이 부족한 지자체에 예비비와 전문 인력을 투입해 국가 책임 방제 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