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로비에 빛을 내는 유리 다면체와 선풍기가 매달렸다. 선풍기가 불규칙하게 작동하면 구조물이 천천히 움직이고, 다면체에서 흘러나온 빛은 주변에 다채로운 색과 그림자를 드리운다.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신작 ‘예측할 수 없는 궤도(사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커미션(주문 제작) 작품인 이번 신작을 서울관 로비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로비를 위해 제작한 작품은 천장에 매달린 긴 막대 양 끝에 내부에서 빛을 내는 복합 유리 다면체와 선풍기가 균형을 이루는 구조다. 선풍기의 작동에 따라 전체가 느리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궤적으로 움직인다. 다면체가 투사하는 빛에 자연광이 더해져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가 끊임없이 달라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강렬한 색의 빛그림자가 공간을 채운다.
엘리아슨은 빛과 물, 공기, 거울 등으로 인간의 지각과 공간 경험을 탐구해 온 작가다. 2003년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터빈홀에 설치한 ‘날씨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태양광 조명 프로젝트 ‘리틀 선’을 공동 설립하는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기후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주변 공간을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고 자신의 감각과 지각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향유 기회를 지역으로 넓히기 위한 ‘MMCA 지역동행’ 사업 중 현대작가 커미션 신작 제작·순회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와 HS효성의 지원으로 작품 구입과 기증이 이뤄졌다. 서울관에 이어 다음 달 전북도립미술관, 내년 2월 강릉시립미술관 솔올 로비로 옮겨 설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