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가 K팝 콘텐츠와 편의점 유통,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 등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SNS 밈을 활용한 마케팅과 현지 유통망 확대에 나서는 한편, 연구개발(R&D) 성과를 앞세워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K팝과 라이브 커머스를 결합한 신규 프로그램 ‘그린룸’을 선보인다. 아티스트 대기실을 콘셉트로 아이돌 호스트가 컴백 아티스트를 초대해 신곡과 앨범 제작 뒷이야기를 소개하는 뮤직 토크쇼다. 시청자는 아티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앨범도 구매할 수 있다.
첫 방송에는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이 진행자로 나서고, 그룹 엔믹스(NMIXX) 멤버 4명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올리브영은 국내 올영라이브와 유튜브 채널 올영TV, 글로벌몰 일본어 서비스 등에서 방송을 동시 송출하고, 앨범 구매 특전과 팬 참여형 이벤트를 마련했다.
K팝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 판매는 올리브영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9월 앨범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2022년 글로벌몰에 K팝 앨범을 도입한 뒤 국내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 팝업스토어 등으로 판매 접점을 확대해 왔다. 콘텐츠를 통해 팬덤의 참여를 유도하고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유통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토니모리는 이마트24에 처음 입점해 전국 1248개 점포에서 제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헬스·뷰티·패션 특화점인 ‘올데이케어랩점’을 비롯해 색조 제품과 마스크 시트 등을 선보인다. 대표 제품인 ‘퍼펙트 립스 쇼킹 립 미니’는 이마트24 전용 색상 2종을 포함해 8종으로 구성했다. 연내 뷰티 특화점 입점 규모를 2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편의점은 소비자가 일상에서 화장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소용량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우면 젊은 소비자뿐 아니라 K뷰티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화장품 전문 매장과 온라인몰에 집중됐던 판매 경로가 편의점 등 생활 밀착형 채널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자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아이소이는 대표 수분 라인 ‘장수진 수분크림’을 활용해 ‘장수진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제품명인 장수진을 활용해 이름에 ‘장’, ‘수’, ‘진’이 들어가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 체험 이벤트를 마련했다. 공식몰에서 선착순 3000명에게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사용 후기를 작성한 참여자 가운데 우수 리뷰를 선정해 제품을 증정한다.
운동과 사우나를 결합한 오프라인 행사도 함께 추진한다. ‘장수진 사우나런’은 달리기와 사우나를 즐긴 뒤 수분크림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제품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소비자가 일상 속 활동과 연결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온라인 화제성을 실제 구매와 유통 확대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CSA코스믹의 뷰티 브랜드 원더바스는 지난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얼루어 ‘베스트 오브 뷰티 2026’ 행사에 참가해 신제품 ‘슬라이스 세럼’을 선보였다. 고농축 세럼을 젤리 형태로 구현해 필요한 만큼 잘라 사용하는 제품이다.
원더바스는 슬라이스 형태의 아이패치 제품을 둘러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밈이 확산한 뒤 현지 소비자의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슬라이스 세럼의 10월 1~16일 누적 판매량은 판매 첫 달인 8월 한 달 판매량의 약 2.75배를 기록했다. 미국 아마존 판매도 시작했으며, 북미와 유럽, 아프리카 등 55개국 72개 유통사와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시회 참가와 유통망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제로투세븐의 궁중비책은 이달 6~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6 두바이 뷰티월드’에 참가해 베이비·키즈·선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UAE 약국 체인 아스터 파머시 입점 매장을 기존 62개에서 105개로 확대했으며,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는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럭셔리 서밋-아시아 에디션 2026’에 참가해 연구개발 역량과 한국적 헤리티지를 결합한 럭셔리 뷰티 전략을 소개했다. 피부 노화 관리 트렌드에 대응해 자체 개발 성분인 ‘NAD Power24™’를 적용한 제품도 선보였다.
에이피알은 홈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의 병용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코스메틱스’에 게재했다. 회사에 따르면 4주간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에서 디바이스와 화장품을 함께 사용한 부위의 피부 광채 개선율은 16.4%로, 화장품만 사용한 부위(8.6%)보다 높았다. 인공 피부조직 모델을 활용한 투과도 평가와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병용 사용에 따른 피부 변화를 비교했다.
코스맥스그룹은 미국 매스 제너럴 브리검(MGB)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연구를 확대한다. 1차 연구에서 아토피 피부염 모델의 증상 완화와 피부 장벽 기능 개선 관련 기전을 규명한 데 이어, 2026~2029년 진행하는 2차 연구에서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소재와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