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참사’ 아리셀 대표 징역 4년 확정… 유족 ‘울분’

대법, 경영자 책임 기준 첫 판시
형량은 징역 15년서 대폭 감형
아들 총괄본부장은 징역 7년형
한국노총 “실효성 있는 양형 촉구”

리튬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안전보건 업무책임자를 두더라도 사업총괄책임자가 최종 결정권을 갖는 영역에서는 사업총괄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진다는 기준을 처음 판시했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도 2심에서 받은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리튬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사진은 박순관 아리셀 대표. 연합뉴스

박 대표는 유해·위험 요인을 점검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은 경영책임자로서 박 대표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내려진 최고 형량이었다.



2심도 박 대표 등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사고 현장 ‘비상구·비상통로 유지 의무’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감형했다. 사망한 노동자 23명의 유족과 합의한 사정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 박 대표는 징역 4년, 박 총괄본부장은 징역 7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대법원은 이러한 2심 판결에 오류가 없다며 피고인들과 검찰 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오열하는 유가족 20일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가 징역 4년을 확정받은 뒤 유가족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며 오열하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2024년 6월 폭발·화재사고로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아리셀 참사’ 책임자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대폭 감형했다.
뉴시스

대법원은 “안전보건 업무책임자가 없다면 사업총괄책임자가 단독으로 ‘경영책임자 등’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과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최초 판시했다. 나아가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있는 경우에도 사업총괄책임자가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영역에서는 사업총괄책임자가 여전히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 등으로서의 의무를 부담하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할 책임과 권한을 가진 경영책임자가 그 의무를 저버렸다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법부의 엄정한 법 집행과 실효성 있는 양형기준 적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