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학교에 찾아와 교사의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악성 민원인에 대해 학교장이 퇴거를 요구하거나 출입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중지·퇴거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는 법적 고소나 행정소송 등 2차 분쟁 부담으로 학교장이 실질적 조치에 나서기 쉽지 않고, 불응 시 후속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4월에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이 29일 시행되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개정 초·중등교육법에는 학교민원의 정의와 학교 민원대응팀, 관할청의 학교민원대응기구 등에 관한 내용이 신설됐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교육활동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원이 발생할 경우, 학교장은 민원인에게 침해 사실을 알리고 행위 중지를 요청해야 한다. 민원인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학교장은 전화·면담 종료, 퇴거 요청 및 일시적 출입 제한, 수사기관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교원단체들은 개정안을 환영하면서도 보다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을 촉구했다.
장승혁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 개인이 민원을 직접 맞닥뜨리던 이전보다는 진일보한 조치가 맞다.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악성 민원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면서도 “퇴거 불응 시 취해야 할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아직 학교전담경찰관(SPO)이 배치되지 않은 학교도 많은데, SPO 배치를 늘려 퇴거 불응자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도 “개정안은 학교장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할 뿐, 실제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느냐는 학교장의 판단과 의지에 달려 있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장과 학교민원대응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운영 지침과 인력, 행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행령에는 학부모 지원 강화 방안도 함께 담겼다.
학부모가 학교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자녀 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청의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은 내년부터 보호자 지원 시책을 매년 수립·시행하며, 전국학부모지원센터가 조사·연구와 전문인력 연수를 담당한다. 지역학부모지원센터는 자녀 교육 상담 및 교육제도 안내 등을 통해 학부모와 학교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