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와, 맹수 더비 함 붙자” KIA, ‘슈퍼스타’ 김도영 만루포 앞세워 3경기 만에 끝냈다… ‘3홈런 8타점’ 김도영 준PO MVP 등극 [준PO 3차전 리뷰]

[잠실=남정훈 기자] “삼성 나와, 맹수 더비 함 붙자”

 

프로야구 KIA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를 3경기 만에 통과했다. 이로써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는 사자군단과 호랑이군단 간의 ‘맹수 더비’로 펼쳐지게 됐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 KIA 김도영이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KIA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PO 3차전에서 2회에만 김도영의 만루포 포함 대거 7점을 뽑는 집중력을 앞세워 13-1 완승을 거뒀다. 전남광주에서 1,2차전을 모두 잡고 잠실벌로 올라온 KIA는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준PO를 빠르게 끝냈다.

 

정규리그 2위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PO 1차전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KIA는 실전 감각을 유지한 채 나흘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통해 체력을 충전해 최상의 조건으로 PO를 치를 수 있게 됐다.

 

KIA 이범호 감독은 LG 우완 선발 카라스코 공략을 위해 3번 김도영(3루수), 6번 김선빈(지명타자)을 제외한 7명을 좌타자로 배치했다. 부동의 주전 중견수 김호령도 빼고 그 자리에 좌타자 박정우를 배치한 극단적인 좌타 라인업이었다. 이 감독은 “카라스코가 아무래도 우타자와 좌타자를 상대할 때 차이가 좀 있더라. 좌타자들이 훨씬 더 공략을 잘 했다”라면서 “1,2차전에서 경기 후반 우타 대타가 부족해 아쉬웠던 것도 고려했다. LG의 주축 불펜인 존 케네디와 마무리 손주영이 모두 왼손이니 경기 후반엔 라인업에 빠진 우타자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2회초 선두 타자 KIA 나성범이 솔로 홈런을 친 뒤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2회초 선두 타자 KIA 나성범이 솔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시스

이 감독의 극단적 좌타 라인업은 2회부터 빛을 발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나성범이 볼카운트 1B-1S에서 카라스코의 3구째 148km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중간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KIA 타선은 본격적으로 카라스코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1사 후 한준수의 1루 땅볼을 LG 1루수 문정빈이 포구 실책한 게 빌미가 됐다. 흔들린 카라스코는 김규성과 하주석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김호령 대신 선발로 나선 박정우가 내야를 살짝 넘기는 좌전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그러자 LG 염경엽 감독이 움직였다. 1.1이닝 45구를 던진 카라스코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좌완 불펜 존 케네디(호주)를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마무리 손주영을 제외하면 가장 믿음직한 불펜 요원인 케네디를 냈다는 건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뒤 추격전을 개시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케네디는 염 감독의 기대와 달리 불을 끄기는커녕 기름을 더 부었다. 첫 타자 박재현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3-0.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 KIA 김도영이 만루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 vs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KIA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이어진 1사 만루의 밥상이 제대로 차려진 상황에 김도영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 카라스코의 포크볼에 평범한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난 김도영의 슈퍼스타 본능이 제대로 된 찬스가 오자 다시 한 번 꿈틀댔다. 볼카운트 1B-1S에서 케네디의 144km짜리 직구가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왔고, 김도영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그의 방망이에서 떠난 공은 시속 179.3km로 무려 145m를 날아가 좌중간 스탠드 상단에 제대로 꽂혔다. 2001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나온 타이론 우즈(두산)의 홈런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최장거리 홈런 타이기록이었다.

 

김도영의 대포 한 방에 순식간에 전광판은 3-0에서 7-0으로 바뀌었고, 빨간 물결이 가득한 3루쪽 KIA 응원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1루쪽 LG 응원석은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경기장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낸 김도영은 자신이 왜 슈퍼스타라 불리는지 또 한 번 증명했다. 1차전 4회 결승 솔로포, 8회 쐐기 투런포 포함 4타점을 올렸던 김도영은 이번 준PO에서 타율 0.333(9타수 3안타) 3홈런 8타점의 맹타로 기자단 투표 97표 중 84표를 싹쓸이하며 준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IA 타선은 멈추지 않고 5회 박정우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낸 뒤 6회 나성범의 솔로포로 10-0까지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무사 2,3루 상황 KIA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교체되고 있다. 뉴스1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 vs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KIA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마운드에서는 아시아쿼터 우완 시라카와 케이쇼(일본)가 빛났다. 올 시즌 LG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71로 약했던 시라카와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이 감독이 “여차하면 불펜을 조기에 가동할 생각이다. 시라카와에게 1회부터 전력 피칭을 다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힌대로 시라카와는 1회부터 최고 시속 153km의 ‘돌직구’로 LG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2회 타선의 대량득점 지원으로 어깨가 가벼워진 시라카와의 피칭에 LG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5회까지 피안타 2개에 탈삼진 9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시라카와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2,3루에서 정해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정해영이 오스틴에게 2루 땅볼을 맞고 한 점을 허용하면서 시라카와의 최종 성적표는 5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자책)이 됐다. 역대 일본인 투수의 첫 포스트시즌 승리이자 KBO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승리투수가 된 시라카와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만루 홈런을 때려낸 뒤 배트를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 vs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KIA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반면 ‘디펜딩 챔피언’ LG는 불펜 조기 승부수가 최악의 수가 되면서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3전 전패로 올 시즌 여정을 준PO에서 끝냈다.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가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감하면서 올해를 끝으로 철거되는 잠실구장에서의 공식전도 이날이 마지막이 됐다. 두산과 LG는 내년부터 2031년까지 잠실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대체 구장으로 쓴 뒤 2032년 개장하는 잠실 돔구장으로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