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고교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소요를 넘어 폭동으로 번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취지의 조롱을 가했다. 이미 2년 전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경고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지난 2025년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며 네타냐후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마크롱 등 프랑스 지도자들을 겨냥해 “그들은 제때 준비하지 못했고, 그냥 포기했다”며 “극단주의 이슬람의 침략에 굴복했다”고 헐뜯었다. 프랑스 정부가 소요 사태에 대비하지 못한 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수도 파리 등 전국을 강타한 이번 시위 배후에 극단주의 무슬림이 있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프랑스에 어떤 충고를 해주겠느냐’는 질문에 네타냐후는 “유화정책(policy of appeasemen)을 추구하지 말고 반격하라”는 조언을 내놓았다. 이어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라”며 강경 진압을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네타냐후는 자신이 이미 3년 전에 프랑스에 분명한 경고를 보냈다는 점도 소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들을 살해·납치했을 때 그가 마크롱을 향해 “우리가 여기서 그들(이슬람 극단주의자)을 제거하지 않으면, 그들은 파리를 점령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지금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FP는 네타냐후가 실제 그렇게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를 겨냥한 네타냐후의 이 같은 조롱은 2025년 9월 프랑스가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대등한 독립 주권 국가로 인정한 데 대한 분노의 표시로 풀이된다. 당시 마크롱의 전격적인 결단은 영국, 캐나다, 벨기에 등 서방 주요국들의 잇단 팔레스타인 승인을 이끌어내며 국제사회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반면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의 멩방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은 프랑스를 맹비난했다.
일각에선 오는 27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가 프랑스 사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란 분석을 제기한다. 이란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의 위협을 부각하며 “이번 선거에서 네타냐후를 지지하지 않으면 이스라엘도 프랑스처럼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의미다.
이미 트럼프가 그렇게 하고 있다. 오는 11월3일로 예정된 연방의회 중간선거가 다가오며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논객들은 앞다퉈 “공화당이 지고 민주당이 이기면 미국도 프랑스의 뒤를 따를 것”이란 주장을 펼치는 중이다. 트럼프 본인 역시 “프랑스 문제의 본질은 교육이 아니고 (이슬람) 이민”이라며 “마크롱은 국경 단속을 강화해야 하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