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대출취급 6개월 내 금융사고 449억원… 국민銀 90% 집중

대출 실적 올리려 서류 조작·허위계약 묵인… 관련 대출금 406억원
최근 5년간 134건 중 124건 국민은행… "실적평가·내부통제 점검해야"

최근 5년간 5대 은행에서 대출 신규 취급 또는 만기 연장 후 6개월 이내 발생한 금융사고가 134건, 관련 대출금액은 449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의 관련 대출금액이 406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직원이 대출 실적을 늘리기 위해 소득증빙서류를 조작하거나 허위계약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한 사례도 있어 실적평가와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연 의원. 연합뉴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출 취급 또는 만기연장 후 6개월 이내 금융사고가 보고된 사례는 총 134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대출금액은 449억2천500만원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24건으로 전체의 92.5%를 차지했다. 관련 대출금액도 406억3천800만원으로 전체의 90.5%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5건·24억8천600만원, 신한은행은 4건·14억6천700만원, 우리은행은 1건·3억3천400만원이었다. NH농협은행에서는 해당 기간 사고가 보고되지 않았다.

사고 유형별로는 개인대출 사고가 45건으로, 이 중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33건이었다.

기업대출 관련 사고는 총 89건이었고, 신규 대출 취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63건,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26건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개인대출 사고 관련 금액은 81억2천700만원, 기업대출 사고 관련 금액은 325억1천100만원이었다.

하나은행은 13억6천600만원·11억2천만원, 신한은행은 6천700만원·14억원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개인대출 사고 관련 금액 3억3천400만원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하나의 부정행위에서 파생된 여러 대출이 각각의 사고 건수로 집계된 사례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의원실에 제출한 사고 내역에는 직원이 대출 실적을 늘리기 위해 부당한 대출 취급에 가담한 사례들이 담겼다.

소득증빙서류가 위·변조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근거로 대출을 심사하거나, 직원이 직접 제출된 서류를 변조해 대출을 취급한 사례다. 이같은 방식으로 총 52개 계좌에 기업대출 68억7천700만원, 가계대출 70억8천800만원이 취급됐다.

허위계약서를 이용한 대출도 확인됐다.

장기 미분양 상태인 집합상가가 할인분양 중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 분양계약서를 근거로 대출을 취급하거나, 임대차계약서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대출을 실행한 사례다. 관련 사고 내역에는 기업대출 27개 계좌, 총 122억9천800만원 규모의 대출이 기재됐다.

거래처를 유지하기 위한 부당 대출 취급 사례도 있었다. 일부 직원은 차주가 제출한 사업자등록증에서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업종을 삭제한 뒤 신규 대출이나 만기연장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례는 기업대출 36개 계좌, 117억7천600만원 규모다.

이 밖에 시행사가 자금 융통을 위해 관계기업에 상가를 허위 분양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한 사례, 주민등록등본을 변조해 전세자금대출을 부당 취급한 사례 등도 포함됐다.

국민은행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공공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소득서류 자동수집, 서류 진위 확인 강화, 기업여신 실행 전 사전점검 등을 제시했다.

또한 "대출 실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내부통제 절차를 운영해 해당 사안들 역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서류 검증과 모니터링 강화만으로 직원이 실적을 늘리기 위해 부당대출에 관여한 사례를 차단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연 의원은 "직원이 실적을 늘리려고 서류 조작에 가담하거나 허위계약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했다면 서류 확인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무리한 대출을 부추기는 실적평가와 보상 관행은 없었는지, 심사와 내부통제는 왜 이를 미리 걸러내지 못했는지 확인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