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이 폴란드의 명문 야기엘론스키대학교로부터 대학 최고 영예인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Plus Ratio Quam Vis)’ 메달을 받았다.
22일 계명대에 따르면 6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야기엘론스키대는 신 총장이 수십 년간 한국과 폴란드를 잇는 학술·문화 교류에 헌신하고, 유럽 내 한국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해 이번 메달을 수여했다. 라틴어로 ‘힘보다 이성이 강하다’라는 뜻을 지닌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는 야기엘론스키대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콜레기움 마이우스’ 내부 출입문 상단에 새겨진 문구다. 이는 물리적 힘보다 이성과 지혜, 대화와 학문적 탐구를 우선시하는 대학의 역사적 정신을 상징한다.
이 메달은 1997년 대학 재건 600주년을 기념해 제정됐으며 학문과 대학 발전에 탁월하게 기여한 세계적 인물에게만 제한적으로 수여된다. 최초 수훈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며,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D. 왓슨 등이 이 메달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신 총장의 수상은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야기엘론스키대 측은 신 총장이 양 대학 간의 협력 발전을 이끌며 한국∙폴란드 학술교류 강화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한국학 교육과 연구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학생∙교직원 교류 및 연구 국제화를 촉진해 야기엘론스키대를 유럽 내 주요 한국학 연구 중심지로 위상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신 총장 미국 트리니티대학과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수학하고 1966년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독일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문학자로 출발한 학문적 관심은 문학과 철학, 문화사와 문명사, 실크로드와 문명 간 교류 연구로 확장됐다.
그의 철학은 ‘우리는 교류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의미의 ‘무타무스 에르고 수무스’다. 서로 다른 문화가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계명대는 2017년부터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에 교육자료 제공, 교수∙연구자 교류, 학생 이동성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 폴란드 학생들이 계명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학제도를 마련하고 양 대학이 공동으로 한국학 석사 복수학위과정도 구축했다.
또 신 총장은 2000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대십자훈장을 받은데 이어 2008년 글로리아 아르티스 문화공로훈장을 수훈했다. 2005년에는 주한 폴란드 명예영사로 임명되고 2012년엔 명예총영사로 승격되는 등 양국의 외교∙문화∙교육 교류 확대에 힘써왔다.
신 총장은 “대학은 서로 다른 문화와 사상이 만나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양 대학의 학생과 연구자들이 함께 배우고 연구하며 한국과 폴란드의 미래세대를 연결하는 학문적 가교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