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박규남 서울시의회 대변인(동대문4)은 21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민 참여’라는 가치를 우선에 두고 활동해 왔다”며 “조례 하나를 제·개정할 때도 제가 지닌 문제의식을 곧바로 반영하기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해법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으로 서울시 협치지원관, 경기도의회 정책지원관, 국회의원 비서관 등을 거쳐 제12대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시민사회와 행정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이제는 직접 조례와 예산을 다루는 의정활동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박 대변인은 서울시의회와 지방의원의 역할을 알리는 한편 시민들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를 안내하고 시민참여예산제도를 활성화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지난 8월 1일부터 서울시의회 1기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서울시의회와 지방의원들의 역할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며 “저희가 무엇을 하는지 알려야 시민들도 편하게 접근하고 의견을 내면서 참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에 반영하려는 박 대변인의 의지는 골목상권 지원 구상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인 그는 경제지표와 시민 체감 경기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특히 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열리는 축제·행사가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일회성 축제나 행사는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데 효과가 있지만 지속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며 “하루 정도는 매출을 올릴 수 있어도 사람들의 꾸준한 재방문을 이끌 유인책으로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해법 중 하나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활용을 돕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확산하고 있지만 상인들의 활용 능력은 제각각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간한 ‘자영업 시장의 구조적 전환과 정책적 과제’를 보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자영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미활용 사업자의 1.85~2.98배 수준으로 확인됐다.
박 대변인은 상인들의 여건과 활용 능력에 따라 지원 수준을 달리해야 한다고 봤다. 온라인 판매를 촉진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상인 등에게는 기초 교육이나 키오스크 도입 같은 지원부터 제공하자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디지털 활용 수준을 높여 매출 증가로 이어지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미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개별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사업들이 파편화돼 있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며 지원을 지속해서 살피고 조정하는 총괄 기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에 협력할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제시했다. 박 대변인은 “민생 회복에 여야가 어디 있겠나”라며 좋은 정책이라면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는 원칙과 절차를 지켜야 하며 의회의 심의·의결권도 존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 대변인의 소통 철학은 지역 현안을 풀어가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사업의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계획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장평근린공원 일대 수직구(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통로) 설치 문제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은 2029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나 인근 주민들이 공사 시작 직전 관련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반발이 이어졌다. 수직구의 경우 공원 내 설치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녹지 훼손 등을 우려하고 나섰다. 박 대변인은 사업의 효율성과 재정 절감을 고려하더라도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며 영구 수직구를 군자교 일대로 옮기기로 한 약속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장안동 일대 버스 노선 조정·증차, 면목선 도시철도 추진 등 주민들의 이동 편의와 직결되는 과제 해결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박 대변인은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시민과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며 출마 당시의 절실함을 잊지 않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