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올라 탄 테슬라… 3.5조弗 ‘AI 제국’ 건설 시동 [AI경쟁 격화]

머스크, 양사 합병 검토 공식화

전기차·로봇에 우주발사체 결합
칩부터 우주까지… 막강한 영향력
합병 현실화 땐 시가총액 세계 5위

“양사에 독립이사로 특위 설치”
논의 초기 단계… 성사 불투명
테슬라 주주 50% 승인도 난제

스페이스X 3분기 매출 161% 급증
초지능부문 매출 증가 830% 달해
투자 지출도 185% 늘어 부담 작용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전기차기업 테슬라의 합병 논의를 공식 확인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합병이 성사되면 약 3조5000억달러(약 4635조원)에 이르는 거대 인공지능(AI) 기업이 탄생한다. 다만 거래 조건과 주주 승인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막대한 AI 투자비 조달이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양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이날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합병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병의 장단점과 장애물 등에 대해 “지뢰밭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 같은 문제라서 신중하게 답해야 한다”면서도 “좋은 생각이라고 보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사실상 초지능 특이점에 진입한 상황에서 두 회사를 합치는 데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주 요청에 따라 양사가 독립 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합병을 통해 AI 소프트웨어부터 반도체·로봇·위성통신까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전기차·에너지·로봇 사업과 스페이스X의 발사체·위성인터넷·AI 인프라 사업을 한 회사 안에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 2월 머스크는 xAI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스페이스X에 통합한 바 있다.



합병은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수주 사이 논의가 시작됐으며, 테슬라는 투자은행의 자문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스페이스X가 약 2조달러, 테슬라가 약 1조5000억달러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약 3조5000억달러로, 아마존(2조8000억달러)을 넘어 세계 시가총액 5위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합병은 머스크가 통합회사 의결권의 과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약 20%와 스페이스X 지분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몫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할 경우 머스크가 통합회사 지분 약 37%와 의결권 약 56%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차등의결권 주식의 영향으로, 지분율보다 높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머스크는 양사 특별위원회가 아직 거래 조건에 합의하지 않았으며, 테슬라에서는 전체 의결권의 50%에 해당하는 찬성이 필요해 주주 승인도 쉽지 않다면서 합병을 확실한 일로 여기는 것은 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합병을 통한 AI 사업 협력이 거론되는 가운데 스페이스X의 AI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회사가 이날 공개한 3분기 매출은 145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1% 늘었고, 순이익은 44억40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AI 사업을 담당하는 초지능(SI) 부문 매출은 75억6000만달러로 830% 증가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9)이 스타링크 위성을 싣고 발사되는 모습. UPI연합뉴스

AI 매출 급증은 자체 모델보다 다른 AI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사업이 주도했다. 로이터는 앤트로픽과 구글, 리플렉션AI 등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임대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규모 AI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자금 조달이 스페이스X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19일 보고서에서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그는 스페이스X가 2027∼2029년 2300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스페이스X의 투자 지출은 매출보다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3분기 자본지출은 약 19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185% 늘어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회사는 4분기 자본지출이 350억∼4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분기 흑자 달성과 별개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뒷받침할 자금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영업현금흐름과 차입, 공급업체·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투자적격 신용등급과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여러 자금 공급자와 차입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 가격 기준으로 신규 컴퓨팅 설비의 투자금 회수 기간이 1년 미만이다. 설비가 가동되면 추가 투자 재원을 빠르게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