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계대출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뛰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일괄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연봉자가 몰린 서울권의 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지역별 가계대출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예금은행의 서울 지역 가계대출 총잔액은 404조2000억원으로 전국(1028조39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30%에 달하며 2009년(39.6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가계대출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4.36%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개된 자료 중 가장 높았다가 신도시 개발 및 인구 분산 등의 영향으로 2016년 35.9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산 시장 과열과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며 반등해 올해 7월 39.30%까지 빠르게 재상승했다. 액수 자체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7월(388조9462억원) 대비 3.9% 늘었고, 10년 전인 2016년(221조7657억원)과 비교하면 82.2%나 뛰었다.
실제로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성북구·노원구·중랑구 등 중하위 지역에서의 가격 강세가 더욱 심화하며 서울 지역 전체 집값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일괄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연봉자가 몰린 서울권의 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인구가 계속 늘고 있으니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책 대출을 받지 않는다면 소득수준·신용등급이 좋아야 하는데 수도권에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어 대출이 쉽게 나온 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인구가 집중된 만큼 대출 잔액이 많을 수 있지만, 지방 주민들의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의 경우 경기 침체와 산업 기반 약화로 주민들의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출 문턱을 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여기에 점포 감소 등으로 금융기관 자체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자산 투자 관련 정보력 격차로 인해 주식 등 투자 목적의 대출 수요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양 교수는 “지역에도 주택 자금이나 주식 투자를 위한 수요가 있을 수 있는데 충족을 못 시켜 줄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 간 금융 접근성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