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 ‘AI답변’ 근거 삼은 李대통령… 적절성 도마

대통령의 AI 활용 방식 논란

靑 내부, 보안 등 우려 사용 제한
활용 원칙과 대비 지적도 쏟아져
나경원 “난 李와 반대 대답 받아”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공소청장·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의 답변을 공개하며 반박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AI 활용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AI를 정책 검토나 정보 탐색에 참고하는 차원을 넘어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지휘·감독권이 맞서는 법률·제도적 논쟁에서 공식적인 법률 검토나 유권해석이 아닌 민간 AI의 답변을 공개 반박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을 “위헌적 억지”,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규정한 답변을 공개했다. 전날 김지용 중수청장의 첫 국무회의 배석을 두고 수사기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자 AI 답변으로 반박한 것이다.

 

쟁점은 AI를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대통령이 그 답변에 어떤 무게를 실었느냐다. 제미나이는 정부 내 법령 해석을 담당하는 법제처와 같은 공식 기관이 아니라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민간 서비스다. 책임 주체와 검토 과정이 명확한 정부의 공식 검토와 달리 AI 응답은 질문의 전제와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이 이를 직접 공개하면 단순 참고자료였던 AI 답변이 제도적 논쟁에 대한 일종의 판단 근거처럼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다.

 

실제 같은 제미나이에서 상반된 답변도 나왔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자신이 받은 답변이라며 대통령의 일반적 행정감독권을 근거로 공소청장·중수청장의 배석을 정당화할 경우 수사·기소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뉴스1

이 대통령이 제미나이에 어떤 질문을 입력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제미나이가 ‘위헌적 억지’, ‘궤변’이라는 강한 표현을 어떤 질문과 전제 아래 내놓았는지도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청와대 내부의 AI 활용 원칙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보안과 기밀 유출 우려 때문에 내부 업무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AI미래기획수석실 등 일부에서 자료 업로드 제한 등의 조건을 두고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업무에서는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AI를 대통령이 정치·법률적 논쟁에 대한 대외 메시지에 활용한 점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도 이 지점을 문제 삼았다. 나 의원은 “편향된 질문으로 편향된 답변을 받아놓고 그걸 X에 올렸다”고 비판했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통령이 “통치의 근거로 제미나이를 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구글도 제미나이 이용자에게 답변에 부정확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만큼 내용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법률·의료·금융 등 전문 분야에서는 제미나이의 답변이 전문가의 조언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