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주한미국대사 “한·미 관계에 난기류…미국 보호만 받는 나라 아냐”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보호만 받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내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또 현재 “한·미 관계가 난기류(turbulence)를 겪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한 특별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스틸 대사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지원을 받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만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한·미 간 이상 기류에 대해서는 “난기류를 겪고 있다”면서 “한·미 간의 동맹은 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약해질 수도 있고, 더 강해지는 쪽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제이비어 브런슨(주한미군) 사령관과 우리 대사관이 하는 일이다. 우리는 동맹을 훨씬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틸 대사는 이날 진행된 특별 연설에서도 한·미동맹을 토대로 안보와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차례 강조했다. 그는 “안보와 번영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라며 한·미 양국의 협력이 한반도의 안정과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왔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한 견제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틸 대사는 역내 주요 해역을 통해 막대한 규모의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운송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중국이 해상 교역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주변국에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스틸 대사는 대중 강경파 인사로 분류된다.

 

북한을 향해서는 미국 정부가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틸 대사는 “미국 정부는 항상 전제조건 없이 북한에 비핵화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으며 항상 대화가 열려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중요한 건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대화에는 한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해 참전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은 함께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스틸 대사는 최근 실시된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한·미 양자 협력뿐 아니라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간담회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참석해 특별 연설과 대담을 진행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협력의 범위도 넓어지고 중요성도 커졌다”며 “스틸 대사와 브런슨 사령관의 리더십이 한·미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