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당국, 유럽 내 공작 푸틴 지시 판단”

“독일, 공항 공격 러 소행 결론”
폴란드 등서 러 배후 의심 공격 증가

미국 정보당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겨냥해 벌어지는 파괴·비밀공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럽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파괴공작 중 하나는 지난 8월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벌어진 드론 공격이라는 게 미 정보기관들의 평가다.

 

독일 경찰관이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작센주 슈코이디츠의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활주로 인근에서 발견된 드론 관련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의 배경은 우크라이나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양보를 하지 않을 거라는 인식이라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이 관여하는 종전 협상 역시 난관에 빠진 것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對)러시아 정책을 총괄했던 토머스 그레이엄은 “크레믈궁은 미국과의 협상이 당초 기대했던 양국관계의 조기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은 것에 실망하고 있다”라고 WSJ에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의 파괴·비밀공작 강화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벌어진 공격에 사용된 드론을 독일 수사당국은 러시아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조종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공항은 우크라이나 화물 항공사인 안토노프항공의 거점 공항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공항 공격에 가담한 최소 3대의 드론 중 1대가 안토노프항공 소속 화물기에 부딪혔으나 폭발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다른 1대는 안토노프항공 화물기가 아닌 다른 항공기와 부딪쳤고, 나머지 1대는 공항 경계선 부근에서 발견됐다.

독일 당국은 러시아가 의도했던 대로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사례 이외에도 유럽 각지에서는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하이브리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는 지난 8월 드론 제조업체가 방화 공격을 당했다. 또 슬로바키아 내 우크라이나 드론 생산 공장을 노린 방화 시도 사건도 발생했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불가리아에서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통신망 시설이 방화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