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둘러싼 수사 독립성 침해 논란에 대해 “수사 권한 기관을 특별취급하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정면 반박했다. 수사기관 역시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행정부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사건수사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①李대통령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AI 답변 공유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을 공개했다. 제미나이는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조직법 제11조를 부정하는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답했다. 또 참석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규정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답변을 공유하며 배석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이 대통령은 별도 글에서도 “산림청장,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모든 청장이 다 참석해서 논의한다”며 “중수청도 공소청도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의 지휘를 받는 청장의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전날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처음 배석했다. 이를 두고 야권 등에서는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다만 국무회의 배석과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는 구분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구체적 인허가 지시도 하지 않는 것처럼 구체적 사건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테니 걱정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또 “검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며 모든 공직자가 국민에게 충성하며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정면 대응 나선 李…“민주적 통제·국정 방향 공유 필요”
이 대통령이 중수청장·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정면 대응한 것은 새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기소기관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체계와 떨어진 ‘특수기관’으로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기소의 독립성은 보장하되 행정부 조직인 만큼 대통령의 지휘·감독과 민주적 통제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만 ‘중수청장·공소청장·경찰청장 국무회의 배석 논란’ 관련 엑스 글을 3차례 연달아 올리며 배석에 아무런 법적·행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불참 관행을 “특별 대우”라고 규정했다. 공소청과 중수청 역시 대통령·국무총리·장관의 지휘를 받는 행정부 조직인 만큼 수사 권한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외청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업무의 독립성만큼 민주적 통제도 중요하고 국정 방향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법상 소속청에 대한 지휘체계를 근거로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도 대통령의 행정감독권 범위라는 입장이다. 산림청장·소방청장·해양경찰청장 등 다른 외청장도 국무회의에 배석하는 만큼 수사기관장만 예외로 둘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해 한 기관에 집중됐던 권한을 나눈 데 이어 새로 출범한 수사·기소기관도 행정부의 책임과 통제 체계 안에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수사기관을 특수기관 취급하며 특별 대우하는 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라며 “행정 권한의 악용이나 남용을 막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③李 “검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도,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다”
다만 민주적 통제와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구분했다. 국무회의에서 국정 방향을 공유하더라도 대통령이 구체적인 수사·기소 판단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검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도 없고, 또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며 “검사나 수사관들의 정치화를 막고 다시는 국가기관들이 사익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은 김지용 중수청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킨 것을 두고 ‘수사기관을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시도’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성역 없는 수사’를 외치더니 정작 임명장 잉크도 마르기 전에 수사 수장부터 국무회의에 불러 앉혔다”며 “이재명 정권이 수사독립을 흔들고 수사기관을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