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는 화물차’ 시대 온다…“규제 풀고 제도 정비해야”

車기자협회, ‘도로 위 물류혁신’ 심포지엄
2035년 화물기사 부족률 33%… 무인화 속도
해외 격차 줄일 대규모 실증·규제 완화 절실

화물차 운전자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화물운송 상용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술 개발과 함께 실증 확대, 보험과 안전 기준 마련 등 제도 정비가 과제로 꼽힌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은 21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과 연계해 ‘도로 위 물류혁신, 자율주행 화물운송 상용화의 조건’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패널 토론 중인 조상우 국토교통부 사무관(왼쪽부터), 황봉하 현대자동차 상용&LCV사업전략팀 팀장, 임종철 라이드플럭스 전략부문장, 조광래 마스오토 이사.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화물운송업계는 심각한 인력난과 기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 연령은 58.7세, 중형 63세, 소형 65.5세로 나타났다. 국내 화물운송 운전자 부족률은 올해 21.4%에서 2035년 32.9%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완성차 및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은 상용화 검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마스오토, 라이드플럭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레벨4 자율주행 대형트럭 물류 운송 실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초 엑시언트 기반 자율주행 트럭 2대를 투입해 실제 물류 노선에서 운행 안정성과 차량 제어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황봉하 현대차 상용&LCV사업전략팀장은 운전자 고령화와 인력 부족, 운행시간 제약 등 물류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상용 자율주행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차량 제작사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사, 물류업체 등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사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황봉하 현대차 상용&LCV사업전략팀장이 발표 중인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자율주행 스타트업의 유상운송 실증도 이어지고 있다.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화물 유상운송 허가를 받은 뒤 7월부터 서울 동남권물류단지와 진천 물류센터 구간 등에서 화물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임종철 라이드플럭스 전략부문장은 물류센터와 거점을 잇는 중간 물류(미들마일) 화물 시장 규모가 31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5톤 트럭을 자율주행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운행 조건에서도 월 운송원가를 17% 줄일 수 있으며, 가동시간을 확대하면 절감 폭이 최대 38%까지 늘어난다는 자체 추정치를 제시했다.

 

마스오토는 카메라 7개와 레이더 1개를 활용해 대당 약 1000만원 수준으로 엔드투엔드(E2E)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 조광래 마스오토 이사는 “대형 화물차 시장에 자율주행 기술을 확대하려면 도입 비용을 낮춰야 한다”며 자율주행이 단순히 운전자를 대체하는 기술을 넘어 부족한 운송 인력을 보완하고 물류 효율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도 드러났다. 패널 토론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의 보험 가입 어려움과 안전 기준 공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마스오토는 물류사의 기존 보험 보상 한도가 1억원에 불과해 별도 보험 가입을 추진했으나 손해보험사들로부터 거절당한 사례를 공유했다. 라이드플럭스 역시 가입 차량이 적어 예상보다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상우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사무관이 발표 중인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정부는 규제 개선과 실증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의 조건부 자율주행 실증과 기술 개발 목적의 원본 영상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했다. 조상우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사무관은 “해외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 단위의 대규모 실증이 필수적”이라며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자율주행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2026년 자율주행자동차 시범 운행지구 운영사업을 통해 해당 구역을 총 21.9㎢, 133.25㎞ 구간으로 확대하고 물류 분야 상용화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에서는 대형 화물차를 활용한 미들마일 운송과 소형 트럭을 활용한 산업단지 간 화물운송, 승합차 기반 수요응답형 생활물류 서비스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