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 내 폭력과 약탈 사태의 원인을 이민자와 무슬림에게 돌린 외국 지도자들을 향해 분노를 표명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세의 개입이 폭동을 부추겼다는 증거는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외국 정상들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보에 대한 외부 조작이 이뤄졌고, 이는 외국 지도자들의 용납할 수 없고 어리석은 발언으로 이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 중 한 명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프랑스에서 전혀 일어나지 않은 장면을 보여주는 인공지능(AI) 이미지를 봐왔다”며 “우리가 이민자와 무슬림 무리에 의해 침략당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말했다. 또 “몇몇 지역이나 대서양 건너편에서 프랑스를 등에 업고 선거운동을 벌이는 이 사람들이 나를 짜증나게 한다”고 직격했다.
오는 11월 3일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가 벌어진 지난 17일부터 프랑스의 폭력과 약탈 사태를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19일 백악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일은 학교나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이민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국경을 폐쇄하라고 말했다”며 “파리는 머지않아 무슬림 도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일 트루스소셜에 “이번 선거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싶다면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라. 한때 위대했던 나라가 이민자, 지하디스트, 기독교와 서구 문명 자체를 증오하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정복·약탈당하고 불타 없어지고 있다”고 적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20일 현지 매체 i24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대비하지 못하고 그냥 포기했다”며 “극단주의 이슬람의 침략에 굴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화정책을 펴지 말고 맞서 싸우라”고 조언했다.
앞서 17일 프랑스에서는 높은 생활비와 교육 예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 도중 일부 폭도들이 상점을 약탈하고 방화를 저지르며 폭력 사태로 번졌다. 당국은 시청 방화 사건을 포함한 일부 폭력 행위 배후에 극좌 단체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24일 예고된 추가 시위를 앞두고 대규모 경찰과 군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일 무질서를 퍼뜨리려는 사람들은 저지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