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0조원을 투입해 아동돌봄 강화를 내세운 지 4개월 만에 ‘가족돌봄수당’ 지원이 중단 수순에 들어갔다. 내년에는 도비 분담률을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돌봄 지원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26개 시군이 참여한 가족돌봄수당 사업은 도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17곳에서 신규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올해 처음으로 사업에 참여한 안산시는 신규 신청을 받지 않고 기존 대상자도 11월 돌봄활동분까지만 지원하겠다고 공지했다. 조례안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7월부터 수당을 지급한 이후 5개월 만에 중단된 셈이다.
가족돌봄수당은 생후 24~36개월 아동이 있는 양육공백 가정에서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이나 이웃이 월 40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면 지급하는 수당이다. 아동 1명은 월 30만원, 2명은 45만원, 3명은 60만원을 지원한다. 경기도가 2024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올해 참여 지역을 지난해 하반기 14개에서 26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가족돌봄수당 사업은 돌봄을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의미로 호평 받았지만 예산은 삭감되며 행정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는 지난해 11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올해 필요한 예산을 약 68억원으로 추산하며 본예산에는 약 51억원을 우선 반영 후 부족분은 추경으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제2회 추경에서는 오히려 7억6520만원을 감액해 예산이 43억3480만원으로 줄었다. 당초 추산한 필요액의 약 64% 수준이다.
지난 6월 2030년까지 가족돌봄수당 등 20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제2차 경기도 아동정책기본계획’을 발표한 지 넉달 만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가 시작한 정책이 3년도 안 돼 중단될 위기에 놓이니 현장에서는 민원 대응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도는 시∙군의 재정 부담 확대도 검토 중이다. 당초 도와 시∙군은 수당을 5대 5로 분담했지만 내년부터는 3대 7로 변경하는 안이다.
박은주 경기도의원(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도 “같은 경기도에 살아도 수당 지급 여부가 갈린다”며 “도비 분담률까지 낮추면 시·군의 재정 여력에 따라 돌봄 지원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내년도 가족돌봄수당의 도 및 시∙군 분담률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기초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