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 밖 나갔던 ‘부캉이’ 그날 밤 차단막 안으로…당국, 차단막 걷고 다시 내보낸다

부캉이, 1·2차 차단막 사이 30m 구역 맴도는 것으로 전해져
전문가 “계속 머물면 생존 어려워”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약 한달 만에 내보내진 흑상어 '부캉이'가 22일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1차 차단망을 통과해 2차 그물 앞에서 유영하고 있다. 1차 차단망과 2차 그물 사이 거리는 약 30~40m이다. 부산=뉴시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한 달 넘게 머물다가 당국의 3차 유도작업으로 수로 밖까지 나갔던 상어 ‘부캉이’가 재진입 차단막 안으로 들어왔다. 당국은 차단막을 걷고 다시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는 “부캉이가 수로에 계속 머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캉이는 북항 친수공원 제1∼2보도교 사이 수로에서 1분가량 간격으로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캉이는 전날 오후 6시쯤 당국의 3차 유도작업 끝에 수로 밖으로 이동했으나, 수로 입구 근처에서 계속 맴돌았다.

 

같은 날 오후 11시쯤 수로 재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1차 차단막인 폰툰(부유 시설) 안쪽으로 들어온 모습이 시민들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22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폰툰 안쪽 인공수로에서 상어 '부캉이'가 유영하고 있다. 부캉이는 지난 21일 3차 외해 유도 작업을 통해 인공수로 밖으로 이동했으나, 같은 날 오후 11시쯤 다시 차단선을 넘어 수로 안으로 돌아왔다. 부산=뉴스1

◆ 폰툰 아래로 지나갔나

 

폰툰은 바지선처럼 수면에 떠 있는 수상 작업용 부유 시설이다. 당국은 전날 폭 3∼4m가량의 이 구조물에 그물을 고정해 부캉이가 수로 안쪽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부캉이는 이 구조물을 통과해 다시 수로 안쪽으로 진입했다.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부캉이를 관찰한 유튜버들은 부캉이가 폰툰 아래쪽으로 통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캉이가 머무는 곳은 1차 차단막인 폰툰과 2차 그물 사이 가로·세로 30m 안팎의 구역이다. 부캉이는 이 좁은 공간을 반복해서 돌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부캉이가 기존에 머물던 제4∼5보도교 수로까지 돌아가려면 노란 부표가 떠 있는 그물 차단막 2개를 더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폰툰 안쪽 인공수로에서 상어 ‘부캉이’가 유영하고 있다. 부산=뉴스1

◆ 당국, 차단막 걷고 다시 내보낸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 관계 기관은 이날 1차 차단막을 걷어내 바다로 나갈 길을 연 뒤 그물로 부캉이를 다시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현장 상황에 따라 기존 차단막보다 수로 출구에 가까운 곳에 차단막을 새로 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9일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상어·수의학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 자문회의를 열었는데, 전문가들은 인공 수로의 제한된 수심과 앞으로의 수온 하강 등 서식 여건을 고려할 때 신속한 외해 유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는 수로에 남는 것 자체를 위험으로 본다.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대표는 “대체로 18∼26℃ 범위에 서식하는 흑상어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할 때 부캉이가 아마 계속 그 공간에 있었다면 수온 하락 때문이라도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캉이가 어떤 원인으로 들어왔는지는 명확히 알기 어렵다”면서 “야생동물이 익숙지 않은 공간에서 야생에서 보이던 행동 패턴과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경우에는 개체의 건강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상어 합동구조단이 21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그물과 부유시설, 잠수사 등을 투입해 흑상어 '부캉이'를 먼바다로 유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 상어 출현 늘 듯…항만 차폐 시설 필요성도

 

한편 부캉이 같은 사례가 앞으로 또다시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 집계에 따르면 동해의 대형 상어 혼획은 2022년 1건에서 2024년 44건으로 늘었다.

 

수과원은 지난해 이 집계를 공개하며 기후변화로 2024년 우리 바다의 수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짚었다.

 

장 대표는 “수온 상승을 고려하면 상어류 출현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대형해양동물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항만 진입로나 주변 해역에 차폐 시설을 설치하는 등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