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편 무더기 지연·회항 사태의 원인을 놓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용기 운항때문에 항공기 지연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도착 전부터 절반이상 밀려 있었다고 반박했다.
16일은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있었던 날로 이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공항과 공군 등에 따르면 대통령 전용기 운항과 관련해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5시25분까지, 오후 7시50분부터 8시30분까지 두 차례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을 사전 공지했다. 하지만 대통령 전용기는 두 번째 통제 종료 예정 시각보다 52분 늦은 오후 9시22분 제주공항에서 이륙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전용기의 이륙시간이 지연되면서 무더기 항공편 지연과 회항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여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제주공항 운항 항공편 512편 중 237편(46.3%)이 지연됐다. 평균 지연시간은 40분이었으며 지연 항공편 탑승객은 4만4639명으로 집계됐다. 1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편도 40편에 달했다. 특히 김포행 9편과 김해행 1편 등 10편은 지연이 길어지면서 야간 운항 제한 시간에 걸려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회항 항공편 탑승객은 1759명이었다.
더불어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16일 제주공항 512편 중 237편이 지연됐는데 전부 대통령 전용기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며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기 전인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이미 129편 중 64편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당일 이착륙 관련 항공 통제 외에는 별다른 변수가 없었는데 지연율이 44.8%로 치솟았다”며 “대통령 전용기 이착륙에 따른 항공 통제가 대규모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 힘 김은혜 의원은 “대통령이 제때 공항에 도착하지 않아 ‘이륙 노쇼’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항공편 이착륙이 불허돼 김포와 김해공항 행 여객이 인천공항으로 가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주공항 항공기 지연과 관련해 김원준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사이클, 양궁 등 다양한 종목 선수들의 장비를 처리하는 속도가 일반 여객의 수하물 처리보다 느릴 수밖에 없었고 오전부터 지연되면서 (오후) 1시 넘어서 (지연율이) 30% 넘고 2~3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정채교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대통령 전용기 이륙 지연의 영향이 있었느냐”는 더불어 민주당 정일영 의원의 질의에는 “일부는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 항공정책실장의 답변과 관련해 더불어 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대통령 전용기 때문에 지연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한 대답이 사실 마음에 안 들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며 “쓴 소리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초 이 대통령이 2박3일 골프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항공고시보(NOTAM)에 따르면 16~18일 제주 표선면 등 동남부 지역에는 공역통제 요청이 접수됐다. 해당 지역은 골프장 밀집지역으로, 부천 화재 발생 이후인 16일 오후 4시43분 취소됐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사전에 골프 일정을 잡았다가 경기도 부천 화재 발생 직후 이를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