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분야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로 격상했지만 국내에서 취약한 PHP 버전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가 11만개에 달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안 업데이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2일 낮 12시쯤 민간 분야 사이버위기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국내 주요 기업과 기관에 PHP 취약점 관련 보안 조치를 긴급 안내했다.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신고 기업 약 2만8000곳과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111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기업 1068곳 등이 대상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도 이날 ‘민·관·군 사이버안보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부문별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취약점을 악용하면 공격자가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서버에서 악성 명령을 실행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서버에 원격조종 파일을 몰래 설치하거나 고객 정보 유출, 홈페이지 변조·마비 등 중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취약한 PHP 버전이 설치된 서버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안업체 안랩이 인터넷 자산 검색 서비스를 통해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취약 버전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는 약 11만개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았다. 웹 기술 통계업체 W3Tech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버 측 프로그래밍 언어를 식별할 수 있는 한국어 웹사이트의 78.1%가 PHP를 사용했다.
정부는 보안 패치 적용에 앞서 공격 경로를 차단하는 선제적 대응도 강조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터넷 접점 자산에 대한 즉각적인 차단 및 웹방화벽(WAF) 룰셋(방어 규칙) 선제 적용 같은 자동화된 대응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PHP를 사용하는 기업과 기관에는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하고 침해 여부를 점검하도록 권고했다. 공격 코드가 이미 공개된 만큼 패치 이후에도 이상 접속 기록과 악성 원격조종 파일인 ‘웹셸’ 설치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호스팅 업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해당 업체에 보안 업데이트 적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관계 부처와 중소기업 대상 보안점검 및 조치 지원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자체 보안 인력이 부족하거나 외주업체에 홈페이지 관리를 맡긴 기업은 취약점 확인부터 업데이트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