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직계 존·비속 사이 인륜 보호”… 존속살해 가중 처벌 또 합헌 결정

‘간병살인’ 20대 헌법소원 청구
8대 1 의견… 13년 전 판단 유지
학대 등 예외 상황 지적 의견도

헌법재판소가 부모를 살해한 자를 일반 살인범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헌재는 22일 존속살해죄를 규정한 형법 250조 2항에 대해 청구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해당 조문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 조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일반 살인죄보다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범죄의 객체가 자기의 직계존속에 해당하는 경우 가해자인 직계비속의 패륜성에 대한 고도의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형을 가중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직계존·비속 사이의 인륜 관계를 보호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하는바,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살인죄와 비교했을 때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입법자가 직계존속에 대한 살인을 특히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봐 가중처벌하면서, 나머지 유형의 살인은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 안에서 처벌하도록 한 것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그 가중의 정도가 높지도 않다”고 밝혔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마은혁 재판관은 “모든 존속살해범죄의 비난 가능성이 동일하지는 않다”며 “탐욕에 눈이 먼 패륜적인 범죄도 있는 반면 오랫동안 직계존속의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리면서 쌓인 분노가 폭발해 발생하는 범죄도 있다”고 밝혔다. 마 재판관은 존속살해범죄의 범행동기에 관한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피해자의 학대 등 가정불화로 인한 경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부연했다. 헌재는 2013년 7월에도 해당 조항에 대해 7대 2로 합헌 결정했다.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한 사람은 2021년 대구에서 벌어진 ‘간병살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권모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