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재명정부가 추진 중인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치는 ‘통합사관학교’ 설립의 타당성을 놓고 충돌했다. 여권은 드론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는 등 전쟁 양상이 바뀌고 있는 만큼 통합이 시급하다고 주장한 반면, 야권은 군사 쿠데타 방지를 통합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해·공군사관학교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드론과 무인체계, 전자전, AI 등이 전쟁 양상을 바꾸고 있어 통합이 필요하다”며 “3군 사관학교 교육과정의 공통·유사 영역이 전체의 52%이고, 일반 전공까지 포함하면 최대 76% 수준인 만큼 당장 통합해도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 박정희정부, 이명박정부의 사례를 들며 사관학교 통합이 특정 정부만의 관심사는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은 “사관학교 통합은 보수와 진보를 초월한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야권은 현행 3군 사관학교에서도 미래전에 대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군사 쿠데타 방지를 통합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현재 교육과정에서도 미래 전장 인재 육성과 드론을 활용한 현대전 대비를 하고 있지 않느냐”며 “군사 쿠데타의 책임을 묻기 위해 통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통합 이후 각 군의 특수성을 살린 교육·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사관학교장들은 통합에 대한 찬반 입장 표명은 자제하면서도 군 전문성 훼손 등 예상되는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후성 육군사관학교장은 “생도들과 교수들의 우려와 걱정을 알고 있다”며 “통합 계획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지휘계통을 통해 건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