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찰 수사 아닌 사냥”… 野 “李 공소유지 말라 가이드라인”

‘정치검찰’ 책임론 난타전

박은정 “한동훈 검 개혁 일등 공신”
野, 李 대행 맡은 ‘채널 A 사건’ 지적
“딱 3년 고생, 규칙 맞아 떨어져”비판

문재인 뼈 발라내는 수사 발언 관련
주진우 “공소 책임자가 재판 영향줘”
李 대행 “과도 수사 방식 지양” 해명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공소청 차장검사)이 22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검찰 조직에 악영향을 끼친 인물로 지목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소청 국정감사는 ‘정치검찰’ 책임론을 둘러싼 난타전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은 윤석열 검찰의 표적·보복성 수사를 보여주는 증언이라며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부각했고, 국민의힘은 이 대행이 관여한 채널A 사건과 재판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발언을 끌어와 “당신도 정치검사 아니냐”고 역공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의혹과 한 의원 관련 수사까지 맞물리면서 공방은 전현직 검찰 지휘부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확산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 고개 숙이며 악수 이정현 공소청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소청 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한뒤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李 “尹 3∼5년 고통” 증언에 여야 충돌

 

불을 붙인 것은 이 대행의 ‘3∼5년 고통’ 증언이었다. 이 대행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있던 2020년 말쯤 사건이 애매하고 피의자가 반성하거나 자백하지 않으면 기소해 3∼5년간 재판을 받게 하고 물적·경제적·심리적 고통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장이던 이 대행은 “검사로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여권은 즉각 윤석열 검찰의 수사관행 전체를 겨냥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 가족과 이 대통령 관련 수사를 거론하며 “그게 수사인가. 도륙이고 사냥”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윤 전 대통령과 한 의원 모두와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 의원을 검찰개혁의 ‘일등공신’이라고 지목하자 이 대행은 검찰 조직에 악영향을 끼친 첫 번째 인물로 윤 전 대통령, 두 번째로 한 의원을 꼽았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그런 과오는 정말 끊어내야 되는 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이 대행의 과거를 끌어냈다. 김민전 의원은 이 대행이 관여했던 채널A 사건에서 이동재 전 기자가 2020년 구속된 뒤 2023년 최종 무죄를 받은 과정을 짚으며 “딱 3년을 고생했다. 그 규칙이 맞아떨어진다”고 맞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피의자를 장기간 고통받게 하라고 했다는 이 대행의 증언을 그대로 돌려 이 대행 역시 같은 수사관행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공격이었다. 이 대행은 한 의원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사건 전모를 밝히지 못했다고 반박했고, 자신을 ‘정치검사’로 규정하는 데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수사를 놓고도 정반대 주장이 맞붙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행이 해당 수사를 ‘뼈를 발라내는 수사’라고 한 데 대해 “남은 뼈마저 가루로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가세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심 재판 중인 사건을 공소유지 책임자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소유지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이냐”고 따졌다. 이 대행은 유무죄를 예단한 것이 아니라 과도한 수사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지난 10월 20일 전남광주 동구 광주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도중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공소취소·韓 의혹 전선확산

 

공방은 이 대통령 사건으로 옮겨붙었다. 국민의힘은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단이 이 대통령 관련 1심 사건을 조사하는 것을 두고 공소취소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몰아붙였다. 윤상현 의원은 이를 “공소취소 빌드업 과정”이라고 했고, 김민전 의원은 이 대행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사과를 두고 “대통령 사건이 아니라고 하면 사과했겠나”라고 따졌다. 민주당은 대통령이나 법무부가 공소취소를 요청하거나 이 대행이 검토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앞세워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한 의원 관련 의혹으로 되받았다. 박균택 의원은 한 의원이 공개한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검찰 내부 기소계획서의 유출 경위와 한 의원 딸 관련 수사 무마 의혹을 추궁했다. 이 대행은 내부 진상 확인을 진행 중이지만 전직자 감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경찰이나 중수청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대북송금 수사 검사 징계 등을 거론하며 “정치검찰을 없앤다면서 정치가 검찰에 관여하는 일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행은 과거 수사관행에 대해 “반성하고 뼈를 깎는 성찰과 함께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