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새 170원 내린 환율…수출 자동차 '긴장'·항공은 '안도'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70원 넘게 떨어지면서 자동차와 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환산하는 자동차업계에는 실적 부담이 커지는 반면, 연료비와 항공기 임차료 등 달러 비용이 많은 항공업계는 원가와 외화부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9원 내린 1325.2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7월 1500원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170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환율 하락은 수출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계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에서 달러로 판매한 차량의 수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지만, 평균 원·달러 환율이 1502원으로 7.0% 상승한 효과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49조21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판매 감소에 따른 충격을 우호적인 환율이 일부 상쇄한 것이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환율 효과가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 중후반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면 그만큼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도 비슷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시장의 현지 생산 및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있어 과거보다 환율 민감도는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는 원화 강세에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항공사들은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을 주로 달러로 지급한다.

 

달러 차입금과 리스부채도 보유하고 있어 환율이 내려가면 비용과 부채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든다.

 

대한항공은 이미 3분기 실적에서 환율 하락 효과를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5조448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2% 늘어난 421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92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2%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환율이 전 분기보다 5.3% 하락하면서 약 1조702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원화 강세가 국제유가 상승 부담까지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연료비와 항공기 임차료, 외화부채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현재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워낙 크다"며 "4분기에는 원화 강세가 고유가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