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에너지백서 “기존 대책만으로는 대응 불능 시대 진입”

비축량·대체항로로 필요량 확보했으나
나프타 등 유통 병목·공급 편중 발생
“원자력·재생에너지 등 탈탄소 정책 추진”

중동 사태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수급 불안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석유 위기 이후 쌓아온 대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사태가 발생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놨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23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에너지 백서를 의결했다.

 

2026년도판 에너지 백서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발생한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의 여파를 반영하기 위해 원래 예정보다 4개월 늦게 각의 결정됐다.

 

일본 정부는 백서에서 “호르무즈해협의 통항이 어려워진 이후 비축해 뒀던 석유의 출항이나 대체 수송로를 통한 조달을 통해 일본에 필요한 양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서술했다.

 

또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축제도 구축 등의 협력을 위해 논의 중이라며 각국으로부터 “일본의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한 대응에 강한 관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석유 관련 제품 일부를 놓고 불안감에 따른 재고 비축량 증대 움직임이 나타나 유통 병목 현상과 공급 편중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섬유·고무뿐 아니라 포장재 잉크 등에도 필요한 나프타 수급 불안이 대표적이다.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JPCA)에 따르면 일본은 나프타 수입품의 70% 이상, 국내 수요의 약 4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다. 중동 사태로 나프타 가격이 치솟자 일본 식료품 기업들은 포장재 일부를 흑백으로 바꾸거나 투명한 부분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일본 정부는 “페인트, 시너 등 석유 제품의 유통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대체 조달 등을 통해 제품 재고는 평시 수준을 회복했다”며 “나프타 유래 화학제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에너지 백서는 이 같은 평가를 토대로 “일본 에너지 수급 구조의 취약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며 “기존 대책으로는 대응이 역부족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서 화석 연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원자력 및 재생 가능 에너지 등의 활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