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고 공관원 일부 철수까지 결정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공적개발원조(ODA)를 담당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직원도 일시귀국 조치했다.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 논란을 둘러싼 한·우크라이나 간 외교적 마찰이 현지 개발협력 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3일 코이카에 따르면 코이카는 지난 20일 안전대책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무소 부소장의 일시귀국을 의결했다. 코이카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일시귀국 조치를 결정했다”며 “이택근 우크라이나 사무소장만 현지에 남고, 부소장은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이카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ODA 중점협력국인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등 5개국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키이우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무소는 소장과 부소장 등 2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부소장 귀국 결정은 한·우크라이나 간 외교 갈등이 지속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정부는 이달 8일 항의 차원에서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 20일 우크라이나에 주재하는 한국대사관 공관원 절반가량을 철수시키기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관원 철수는 ‘안전’을 이유로 들었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외교적 항의의 성격이 더 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도 ODA 사업 규모가 확대될 예정인 만큼, 외교적 갈등 장기화는 현지 사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향적 조치가 없을 경우 거론되는 후속 조치로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ODA 중단 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편성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별협력사업 예산은 283억6700만원으로, 2026년 본예산(86억6900만원)보다 약 3.3배 늘었다. 일단 내년도 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될 예정인 상황에서 현지 거점 인력 축소가 장기화하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기관과 협의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개발협력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양국 간 외교적 갈등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높아지는 대응 수위에도 우크라이나 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주우크라이나대사관 일부 공관원 철수는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철수 계획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 반응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측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저희의 조치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반응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