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일식’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한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불참을 비판하며 사임을 촉구했다.
히라노는 22일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술을 마시느라 G7 회의를 빼먹다니 전대미문, 언어도단이다”라며 “사임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일 화상으로 열린 G7 회의에 불참한 다카이치 총리의 해명을 총리관저 관계자가 반박한 내용이 실린 홋카이도신문 기사를 인용하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다카이치 총리는 “화상회의가 급작스레 잡히는 바람에 회선 연결을 위한 업체 섭외가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해 왔는데, 총리관저 관계자는 신문에 “회선 준비가 불가능했을 리가 없다. 처음부터 불참할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총리도 “국제 회의는 늘 갑자기 열린다”며 “기기 준비 부족이라면 큰 실수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에는 다카이치 총리 대신 외무성의 엔도 가즈야 외무심의관이 참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리 출석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열린 시각 다카이치 총리는 오후 6시30분쯤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자민당 아소 다로 부총재 등 당 간부들과 관저에서 회식을 했다. 이후에는 임시국회 소신표명 연설을 준비했다고 한다.
당시 회식 상황에 대해 지지통신은 “참석자에 따르면 알코올이 제공됐으며, 총리도 술을 마셨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히라노 작가는 전날에도 “이미 아침에 (회의가 열린다는)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음주로 회의에 불참했다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총리를 사퇴시켜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975년생인 히라노는 교토대 법학부 재학 시절인 1998년 공개한 ‘일식’으로 이듬해 아쿠타카와상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역대 최연소(23세) 수상이었다. ‘일식’은 물론 ‘마티네의 끝에서’, ‘결괴’ 등이 한글판으로 출간돼 한국에도 팬이 많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냉각됐던 2019년에는 혐한 정서를 부추기는 매체를 향해 “판결문도 읽지 않은 듯한 출연자에게 코멘트를 하도록 하면 안 된다. 우선 모두 판결문을 읽어봐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하는 등 ‘지한파’ 소설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일본은 2차대전 전후 식민지화와 제국주의를 반성하고 그 자세로 한국을 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