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푼 오세훈… 서울시정 넘어 대권 시계 다시 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오 시장은 2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선 9기 서울시정에 다시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로서 정치적 입지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번 무죄 판결은 오 시장의 정치 행보에 적지 않은 변곡점이 될 것을 보인다. 오 시장은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출구조사 열세를 뒤집고 5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이 전국적으로 고전한 선거에서 서울을 지켜내며 개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불과 한 달여 뒤 명태균 관련 재판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향후 4년간 시정의 지속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었고, 대권 행보와 당내 활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은 다시 ‘선거 경쟁력’을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우선 서울시정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공약인 2031년 주택 31만호 착공과 신속통합기획을 비롯한 정비사업 활성화, 서남권 대개조 등 지역균형발전 사업 등 정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와 이견을 보여온 주택공급 정책이나 종묘 앞 세운 4구역 재개발 등 부동산 민심과 직결된 현안에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내부 권력구도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친장동혁계와 친한동훈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한다면 상대적으로 약한 원내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 장동혁 대표 체제와 거리를 두면서도 한동훈 전 대표를 대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제3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경쟁에서 오 시장의 발언권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정치권 관계자는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오 시장의 정치 행보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항소심 무죄로 시정 운영뿐 아니라 당내 활동과 차기 대권 행보에서도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의 상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사법리스크 완전 해소’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