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비대면 시험의 허점을 노린 생성형 인공지능(AI) 부정행위가 또다시 터져 나왔다. 건국대학교의 한 대규모 교양 과목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고득점을 거둔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강생 600여 명이 전원 대면 재시험을 치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건국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중간고사에서 AI를 활용해 99점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파장을 일으켰다. 작성자는 시험 문제를 캡처해 AI 프로그램에 입력한 뒤, 도출된 답변을 음성 등으로 전달받아 답안을 작성했다고 수법을 털어놓았다.
화상회의 플랫폼 등을 동원해 실시간 감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도화된 생성형 AI의 기능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파문이 커지자 해당 과목을 맡은 교수는 채점 결과와 학생들의 제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시험 무효화를 전격 결정했다.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공지를 통해 “AI 활용 등 부정행위로 인해 시험의 공정성과 변별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어 기말고사 당일에 중간고사 재시험을 대면 방식으로 함께 치르겠다고 통보했다. 학교 본부 측 역시 “추후 구체적인 부정 행위가 밝혀지거나 부정 행위자가 특정될 경우 학칙과 규정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비대면 시험을 악용한 AI 커닝 논란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주요 대학들에서도 교양 과목 온라인 시험 도중 AI를 동원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되어 성적이 무효 처리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일상화된 가운데, 전통적인 평가 방식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한 대학가의 고민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