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존버’하면 부자 된다?”…비트코인 겨냥한 JP모건의 ‘섬뜩한 경고장’

JP모건 장기 자본시장 전망에 비트코인 첫 편입…10~15년 수익률 추산
산술평균 수익률 20.9%지만 복리수익률 10%…금보다 변동성 3배
AI 투자 회의론에 브렌트유 배럴당 113달러…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
美 비트코인 현물 ETF 하루 5억2670만달러 순유입…지난달 22일 이후 최대
화폐가치 하락 따른 자금 이동엔 신중론…JP모건, 기존 자산과 별도 분석

비트코인을 10년 넘게 보유하면 미국 대형주나 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비트코인의 장기 기대수익률을 처음으로 제시하면서 이 질문에 수치로 답했다. 향후 10~15년간 연평균 복리수익률이 1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높은 수익률 전망에는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위험도 함께 담겼다. 실제 시장에서는 미국 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회의론과 중동발 유가 급등이 겹치며 비트코인이 8만달러대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 수익 잠재력과 단기 투자 위험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23일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8만1000달러대로 밀렸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날 오전 8시1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56% 내린 1억898만원에 거래됐다. 코인마켓캡 기준 가격은 8만1237달러 수준이었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8만1805달러로 집계돼 일주일 전보다 0.43% 하락했다. 주중 8만4000달러 선을 웃돌았던 가격이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주요 알트코인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은 일주일 전보다 1.87% 내렸고, 솔라나와 리플도 23일 오전 각각 1.14%, 1.19% 하락했다. 쟁글이 집계한 시가총액 100위권 가상자산 가운데 주간 수익률이 10%를 넘긴 종목은 라이터(LIT·12.07%)뿐이었다.

 

◆JP모건 첫 장기 전망…비트코인 복리수익률 10%

 

JP모건 자산운용은 최근 발표한 ‘2027 장기 자본시장 전망’에서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률 전망치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향후 10~15년간 연평균 복리수익률은 10%로 추산했다. 미국 대형주 7.5%, 주식 60%와 채권 40%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7%, 금 5.5%를 웃돈다. 올해로 31번째 발간된 이 전망 보고서에 비트코인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복리수익률 전망만으로 투자 매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JP모건이 산출한 비트코인의 산술평균 연간 수익률은 20.9%지만, 연평균 복리수익률 전망치는 10%다. 가격 변동을 반영하면 장기간 누적되는 실제 투자 성과가 산술평균 수익률보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연환산 변동성을 55%로 가정했다. 금의 변동성 추정치인 약 17%와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높다.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면 상승장에서 얻은 수익이 하락장에서 훼손될 수 있다. 투자 원금이 줄어들수록 손실을 만회하는 데 필요한 수익률은 더 커진다. JP모건의 전망은 비트코인의 높은 수익 잠재력과 함께 장기 보유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가격 위험을 보여준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을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일반적인 투자자산으로 완전히 편입하지 않았다. 변동성이 크고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도 안정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자산을 분석하는 핵심 모델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대신 일부 자산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별도 모델을 활용했다. 장기 수익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과 포트폴리오의 주요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라는 의미다.

 

비트코인 강세론의 근거로 꼽히는 ‘화폐가치 하락’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화폐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자금이 자동으로 가상자산으로 이동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률을 제시했지만, 가격 상승을 보장하거나 기존 투자자산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JP모건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변동성 가정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변동성을 더 낮게 산정하면 비트코인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기 성과 전망이 변동성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JP모건의 수치는 확정적인 수익 약속이 아니라 위험을 전제로 한 추정치로 봐야 한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AI 투자 우려에 유가 급등…거시경제가 흔드는 가격

 

비트코인의 단기 흐름은 거시경제와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재개 기대와 AI 기업의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8만40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기술주와 가상자산 시장에 매도 압력이 번졌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테슬라와 메타의 엇갈린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이 최근 2주 사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협정세계시(UTC) 기준 자정 이후 한때 2.9% 떨어져 8만2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AI 산업의 성장 기대가 흔들리자 기술주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중동발 유가 급등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4.35달러(4%) 오른 배럴당 113.1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금리 부담을 키울 수 있어 투자자들이 변동성 높은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은 27~2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리 경로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 기술주를 비롯한 위험자산의 투자심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장기 수익률 전망과 달리 단기 가격은 기업 실적과 유가, 금리 전망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ETF 자금 유입에도 남은 숙제…제도권 편입과는 별개

 

가격 조정 속에서도 기관 자금 유입과 제도권 금융의 가상자산 참여는 이어졌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지난 19일 하루에만 5억2670만달러(약 6977억원)가 순유입됐다. 지난달 22일 이후 최대 규모다. 다만 하루의 자금 유입만으로 추세적인 매수세 회복이나 가격 반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융권의 관련 사업과 제도 정비도 진전되고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JP모건의 이더리움 예금토큰 JPM코인 출시, 블랙록의 하락 방어형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 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지니어스법 시행 최종 규정 확정을 주요 변화로 짚었다. 제도권의 참여 기반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비트코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투자심리 지표도 뚜렷한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다. 코인마켓캡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23일 오후 기준 48점으로 ‘중립’ 단계에 머물렀다. 일주일 전보다 3점 낮아졌다. 같은 날 오전 크립토프라이스가 집계한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0.96%로, 국내 거래가격이 해외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JP모건이 제시한 연평균 복리수익률 10%는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 잠재력을 주요 전통자산과 비교할 수 있는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는 약속이 아니라 변동성과 위험을 전제로 산출한 장기 전망이다. 월가가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률을 처음으로 제시했지만, 투자자가 실제로 그 성과를 얻으려면 전망치에 담긴 높은 변동성을 견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