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한 79세 노인 쫓아가 살해… 양민준, 2심도 징역 25년

검찰 무기징역 구형했지만 항소 기각…전자장치 부착 10년도 유지
1심 “범행 동기 이해하기 어렵고 수법 잔혹”…우발적 범행 주장 배척
유족 측, LH·주택관리공단 상대 공익소송 추진…공공임대 층간소음·관리 책임 쟁점

층간소음 갈등을 이유로 위층에 사는 79세 이웃을 살해한 양민준(47)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피신했는데도 승용차로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임대주택의 층간소음 저감 대책과 사후관리 책임을 묻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관리공단을 상대로 공익소송을 추진한다.

지난 2025년 12월 12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을 이유로 70대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양민준이 천안동남경찰서에서 검찰 송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선미)는 전날 살인과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양민준의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 명령도 유지했다.

 

양민준은 지난해 12월4일 오후 2시32분쯤 충남 천안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위층에 거주하던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79세였던 A씨는 공격을 피해 관리사무소로 몸을 피한 뒤 출입문을 잠갔다. 양민준은 승용차를 몰고 출입문으로 돌진해 이를 부순 뒤 A씨에게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사건 발생 직후 양민준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양민준은 윗집의 공사 소음 때문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미리 흉기를 소지한 채 사소한 말다툼 뒤 피해자를 공격했고, 피신한 피해자를 쫓아가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른 점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령의 피해자를 살해한 동기를 이해하기 어렵고 범행 수법도 잔인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충남경찰청 제공.

검찰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한 데 이어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양민준도 형량이 무겁다며 맞항소했다. 검찰은 전자장치 부착 기간 10년 역시 짧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이 내세운 사유가 이미 원심에서 고려됐으며, 원심의 판단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자장치 부착 기간에 대해서도 양민준의 수감 기간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피앤피 변호사는 선고 직후 “이 사건의 본질은 LH나 주택관리공단이 공공주택을 확대하면서 사후관리나 층간소음을 감경하는 방안이 미흡했다는 것”이라며 “제도나 건축 방식 개선이 이뤄지도록 두 회사를 상대로 공익 목적의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