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궤도를 돌던 로켓 잔해와 위성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세계 곳곳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농장에서 자동차 크기의 로켓 잔해가 발견된 데 이어 미국 옥수수밭에서도 대형 금속 물체가 나오는 등 우주 잔해의 지상 추락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삼핏 지역의 팜유 농장에서 농장 근로자들이 여러 개의 찢어진 금속 파편을 발견했다. 파편들은 각각 자동차 한 대 크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의 토마스 자말루딘 선임 우주과학 연구원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18일 저녁 큰 굉음이 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된 직후 파편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궤도 데이터에서도 로켓 잔해가 해당 지역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르네오섬 인근 브루나이의 한 천문학회도 18일 주민들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불타는 불덩어리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학회는 관련 정보를 위성의 지구궤도 재진입을 감시하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제천문학센터에 전달했다.
센터는 천문학적 계산과 우주선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이번 현상이 비교적 큰 로켓 잔해의 지구 대기권 진입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잔해는 중국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가 제작해 이달 14일 중국에서 발사한 로켓의 일부로 추정됐다. 랜드스페이스는 NY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해당 우주 잔해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우주 쓰레기가 발견된 것은 최근 5년 사이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에서도 우주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금속 물체가 발견됐다. 지난 14일 미네소타주의 한 옥수수밭에서는 지름 3.35m에 달하는 금속 물체가 나왔다.
현지 보안관실은 우주에서 떨어진 물체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정체와 소유주를 확인하고, 밭에서 물체를 옮기기 위해 상부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달 전에는 미네소타주와 캔자스주 상공에서 불덩어리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 발견된 금속 물체가 당시 불덩어리의 정체를 밝힐 단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주 활동이 늘면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로켓과 위성 잔해의 안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로켓 파편이 늘면서 지상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폴란드에서는 로켓 파편이 번화한 쇼핑몰 인근과 공항 주변에 떨어졌다. 2024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주택과 케냐의 한 마을에서도 우주 잔해가 발견됐다.
ESA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주 활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300회 이상의 로켓 발사가 이뤄져 4000개 이상의 신규 탑재체가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로켓 본체와 위성 등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한 횟수도 하루 평균 3회를 넘었다.
보고서는 로켓 본체를 통제된 상태로 대기권에 재진입시키는 등 안전 관리에 진전이 있었지만, 우주 잔해로 인한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우주 잔해로 인한 인명 피해 가능성은 일상생활의 여러 위험에 비해 낮지만, 로켓 발사와 대기권 재진입이 늘면서 관련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